사회 사회일반

"첨단기술 해외유출 막는다" 국정원·변리사회, '신고안내센터' 가동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근 5년간 산업기술유출 107건...변리사 전문성으로 조기감지·111신고연계
반도체·바이오 등 분야별 기술 자문 및 예방교육 확대 … 민관 기술안보 공조

전종학 대한변리사회 회장(왼쪽 네번째)과 임원들이 서울 서초구 대한변리사회 회관에 설치된 '해외 기술유출 신고안내센터' 현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변리사회 제공
전종학 대한변리사회 회장(왼쪽 네번째)과 임원들이 서울 서초구 대한변리사회 회관에 설치된 '해외 기술유출 신고안내센터' 현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변리사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가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 차단을 위해 국가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과 지식재산 전문가 단체인 대한변리사회가 손을 잡았다.

대한변리사회는 국가정보원과 협력해 구축한 '해외 기술유출 신고안내센터'를 13일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운영한다고 밝혔다. 센터는 국정원이 20여 년간 쌓아온 기술안보 조사 역량에 변리사의 기술 전문성을 결합해 기술 유출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신속히 대응하게 된다.

민간, 이상징후 포착...정부는 신속 대응

최근 국가 첨단기술을 노린 해외 스파이 행위는 날로 지능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6 산업기술 해외유출 현황'에 따르면, 국정원이 지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적발한 산업기술 해외유출 사건은 모두 107건에 달했다. 이 중 반도체 분야가 40건(약 37%)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디스플레이(21건), 전기·전자(10건) 분야가 뒤를 이었다. 특히 국가 안보 및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건도 31건이나 포함됐다.

기술 유출 예방과 초기 대응에는 해당 기술을 깊이 이해하는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특허 출원과 관리 과정에서 기업과 가장 가까이 소통하는 전문가가 변리사인 만큼, 기술 유출 징후가 감지될 때 기업이 가장 먼저 상담하는 창구 역시 변리사인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이번 공조는 민간 영역에서의 이상 징후를 정부 차원의 신속한 조사로 연결하는 실질적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제보자 보호...협력 방안 지속 확대

이번 협력에 따라 국정원은 신고·제보의 접수와 실제 조사 및 대응을 전담하고, 변리사회는 신고 안내, 기술유출 자문, 예방교육, 홍보를 맡는다. 기업과 연구기관이 유출 정황을 접했을 때 곧바로 신고할 수 있도록 변리사회 홈페이지와 국정원 111 신고 시스템을 직접 연동했다. 신고는 국번 없이 111 전화, 문자(#0111), 이메일([email protected]) 및 홈페이지 연결을 통해 가능하며, 제보자의 신원과 신고 내용은 관계 법령에 따라 철저히 보호된다.

양측은 향후 반도체·전자·기계·화학·바이오 등 분야별 전문 변리사들이 기술 자문에 참여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기업과 변리사를 대상으로 한 유출 의심 징후, 기술보호 수칙, 초기 대응 절차 등의 예방교육도 공동으로 추진한다.

전종학 대한변리사회 회장은 "첨단기술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이자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라며 "기술을 깊이 이해하고 권리로 보호해 온 변리사의 전문성을 국가 기술안보에도 보태 우리 기업의 기술과 국가 미래 경쟁력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손해배상·양형 강화 속 초기 증거 확보

한편, 이번 민관 협력체계 구축은 최근 국회와 정부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산업기술보호법' 및 '특허법' 개정 흐름과 맞물려 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최근 손해배상 한도와 양형 기준이 강화되는 추세다. 전문가의 조기 개입을 통한 신속한 증거 확보가 가능해지면, 향후 기술 유출 사범에 대한 실효성 있는 법적 처벌과 피해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에도 결정적인 입증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mail protected]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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