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동의 없이 들어와 뒤졌다"... 출입국 단속 위법에 고용주 무죄 확정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목포 마사지업소서 불법취업 태국인 3명 적발... 1심 유죄 → 2심 무죄
"업주가 거부했는데도 방 앞 지켜"... 단속 증거도 소환조사 진술도 못 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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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출입국 단속 공무원이 업주의 동의 없이 마사지업소에 들어가 외국인을 조사했다면 그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는 재판에 쓸 수 없다는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불법 취업 외국인을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업주는 무죄가 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달 10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고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A씨는 전남 목포에서 마사지업소를 운영하며 2023년 7월 20일부터 8월 16일까지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이 없는 태국인 3명을 종업원으로 고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사증 없이 들어올 수 있는 자격으로 입국했고, 그중 2명은 체류기간마저 지나 있었다.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2023년 8월 14일 불법체류와 불법취업, 성매매 제보를 받고 이틀 뒤 직원 9명을 업소로 보냈다. 1명이 카운터에서 A씨와 이야기하는 사이 나머지 8명이 안으로 들어가 마사지방 문 앞에 섰다. A씨가 곧바로 "미리 나의 동의나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이렇게 마음대로 들어와서 수색하는 것이냐"는 취지로 항의했지만 조사는 그대로 이어졌다. 공무원들은 방문을 두드려 외국인만 나오게 한 뒤 체류자격과 취업자격을 확인했고, 다음 날부터 외국인 종업원과 명의상 대표, A씨를 차례로 불러 조사한 뒤 고발했다.

쟁점은 관리자의 동의 없이 사업장에 들어가 조사한 것이 위법한지, 그렇다면 그때 확보한 증거와 이후 소환조사에서 받은 진술까지 재판에서 쓸 수 없는지였다.

1·2심 판단은 정반대로 갈렸다. 1심인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지난해 5월 단속이 적법했다고 보고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업소 홀은 영업시간에 불특정 다수가 드나들 수 있는 곳이고, 공무원들이 통상적인 방법으로 들어갔으며, 방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 노크만 했다는 이유였다. 설령 위법하더라도 뒤이어 따로 이뤄진 소환조사 진술은 처음의 위법과 연결이 끊어졌다고 봤다.

반면 2심인 광주지법은 지난해 12월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법원이 2009년 3월 "출입국관리공무원 등이 제3자의 주거 또는 일반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허용되지 아니한 사업장 등에 들어가 외국인을 상대로 조사하기 위해서는 그 주거권자 또는 관리자의 사전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판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나아가 일반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라도 행정조사를 하려면 관리자의 동의나 양해가 필요한데, A씨가 분명히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들어가 방 앞을 지키며 외국인을 나오게 한 것은 사실상 수색이어서 영장 없는 위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했다.

2심은 단속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는 물론 고발서와 단속보고서, 외국인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 같은 2차적 증거도 쓸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차적 증거란 위법하게 모은 증거를 단서로 삼아 다시 확보한 증거를 말한다. 단속에 나섰던 공무원이 그대로 이후 조사에 참여한 이상 처음의 위법이 희석되거나 끊어졌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남은 증거만으로는 혐의를 입증하기 부족하다는 것이 2심 결론이었다.

대법원도 결론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그 이유 설시에는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으나" 원심 판단에 "출입국관리법상 조사의 절차, 위법수집증거, 증거능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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