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외교부 등' 수도권 중앙부처 44곳 세종行…27곳은 내년 중 이전
수사·안보기관 17곳은
2031년까지 청사 신축 후 이전
공무원 9929명 규모
[파이낸셜뉴스] 수도권에 남은 중앙행정기관 44곳이 세종으로 근무지를 옮긴다. 별도 청사가 필요 없는 27개 기관은 2027년 한 해 안에 이전을 마무리하고, 수사·외교안보 기관 17곳은 2031년까지 새 청사를 지은 뒤 차례로 내려간다. 외교부·통일부·국방부 등을 세종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한 행복도시법 개정도 함께 추진된다.
1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소재 행정기관 142곳을 검토해 중앙부처는 빠짐없이 세종으로 보내고, 국민을 직접 상대하는 민원 담당 소속기관은 대상에서 빼는 원칙을 세웠다. 이에 따라 확정한 2차 이전 규모는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이다. 2012년부터 세종으로 옮긴 43개 기관의 이주 당시 정원(1만4731명)과 비교하면 3분의 2 수준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이 같은 계획을 직접 설명했다. 지난 9월 3일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추진방향'을 내놓은 뒤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전문가 의견을 네 차례 수렴해 기관별 기능·성격과 이전 여건을 따져본 결과다.
가장 긴 시간이 걸리는 곳은 독립청사와 특수시설을 갖춰야 하는 기관이다. 감사원·경찰청·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형사사법기관 5곳(4171명), 외교부·통일부·국방부(2106명), 국립외교원·국방홍보원·국토지리정보원 등 소속기관 9곳(657명)을 합친 17개 기관 6934명이 여기에 해당한다. 정부는 내년에 청사 신축에 들어가면 2031년쯤 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처럼 대통령과 연계된 기관은 대통령 집무실이 완전히 옮겨가는 시기 등을 감안해 따로 검토한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은 2029년, 국회 세종의사당은 2033년 준공이 목표다.
나머지 27개 기관 2995명은 세종 지역의 민간 건물을 빌려 쓰는 방식으로 먼저 옮긴다. 내년 상반기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개인정보보호위원회·원자력안전위원회·국가인권위원회·국가교육위원회·재외동포청 등 6곳이 첫 이전 대상이다. 하반기에는 금융위원회와 함께 부처별 소속기관, 국민경제자문회의·인구전략위원회 등 자문기구까지 19곳이 뒤따른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는 행복도시법이 개정되는 시점을 보고 이전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
돈도 적지 않게 든다. 내년 임차 방식으로 옮기는 기관의 사무실 임차·조성·운영비와 공무원 이주지원비 등에 약 897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독립청사가 필요한 기관과 임차청사에 들어갔다가 향후 옮겨갈 기관의 청사를 짓는 데는 약 3조1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2027년 예산에 기본설계비 약 286억원을 담아 건립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다만 총사업비는 기관별 입지, 시설 규모, 부지 확보와 설계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주 공무원 지원책도 함께 마련된다. 이사비와 초기 이주지원비를 주고, 집을 구하지 못했거나 자녀의 학기가 끝나지 않아 곧바로 옮기기 어려운 공무원에게는 일정 기간 출퇴근 교통편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 등 법정 절차를 마친 뒤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을 고쳐 고시할 예정이다. 이전 기간 중 민원 처리나 인허가 업무가 멈추지 않도록 기관마다 업무 연속성 대책도 세우기로 했다.
이번 확정안은 한 달여 전 추진방향보다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지난달 발표 때 정부는 법무부·성평등가족부를 먼저 이전 제외기관에서 빼고, 외교부·통일부는 대통령실 이전과 국회 세종의사당 개원 시기 등을 고려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금융위도 당시 발표에서는 이름이 빠졌으나, 정부는 제외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에는 국방부까지 포함해 외교안보 3개 부처가 모두 신축 이전 명단에 올랐다.
관건은 국회다. 현행 행복도시법 제16조는 외교부·통일부·법무부·국방부·성평등가족부 5곳을 세종 이전에서 제외하고 있어, 법을 고치지 않으면 이들 부처는 움직일 수 없다. 행안부도 한때 제외기관이었다가 법 개정으로 목록에서 빠진 뒤 2019년 세종으로 옮긴 전례가 있다. 서울과 세종으로 나뉜 행정 체계는 그동안 국회 대응과 회의를 위한 공무원의 잦은 서울 출장 등 비효율을 낳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가 2019년 '세종 중심 근무 정착 방안'을 마련해 내부 보고·회의 목적의 서울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것도 이 때문이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