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코스피 장중 6000선 깨져도 '배부장'은 살아남았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달 거래 1조 넘는 종목 26개중
배터리·소부장만 9월말보다 상승
LG엔솔 14% · 주성ENG 12% ↑
ESS·AI기판 등 수요 확대가 동력
삼전닉스 몰렸던 수급이동도 한몫

코스피 장중 6000선 깨져도 '배부장'은 살아남았다

'삼전닉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무너지며 코스피가 6000선 초반까지 밀렸지만, '배부장(배터리·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종목들은 지금의 하락세를 버티는 모양새다. 특히 코스피가 한때 6000선 밑으로 무너졌던 이날도 이들 종목들은 강세가 이어졌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누적 거래대금이 1조원 이상인 종목 26개 중 지난 달 말보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7개로 집계됐다. 해당 종목들은 모두 배터리 또는 반도체 소부장 관련 종목이었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9월 말 35만7000원에서 13일 41만원으로 14.85% 상승했다. 주성엔지니어링도 같은 기간 23만2500원에서 26만2000원으로 12.69%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과 주성엔지니어링은 코스피가 5% 넘게 빠진 이날에도 2% 이상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뒤를 이어 대덕전자(10.87%), 삼성SDI(8.74%), SK이노베이션(5.38%), 이수페타시스(1.82%), 심텍(0.13%)도 지난 달 대비 올랐다.

배터리주의 버팀목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북미를 중심으로 ESS 생산능력과 수주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배터리 업체의 실적 회복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매출이 지난해 2조7330억원에서 올해 11조2180억원, 내년 18조16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ESS 수주 목표 대부분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4분기 대규모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며 "ESS 신규 수주와 유럽 공장 가동률 회복이 이어지면 실적 전망치가 추가로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55만원으로 높였다.

반도체 소부장주는 메모리 업체들의 설비투자 확대와 AI용 기판 공급 부족이 상승 동력으로 꼽힌다. 특히 D램 미세공정 전환으로 증착 장비 수요가 늘고 국내외 메모리 업체의 증설이 맞물리면서 장비업체의 수주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SK하이닉스 M15X를 중심으로 한 선단 D램 투자와 향후 신규 팹 증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생산능력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며 "기존 고객사의 생산능력 확대와 공정 전환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반도체 본업의 성장 가시성은 과거보다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삼전닉스에 쏠렸던 수급이 배터리와 반도체 소부장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형 반도체주의 주가가 꺾였다기보다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고 실적 개선 폭이 큰 후방 업체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설비투자 사이클의 수혜 종목을 찾는 수급이 소부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당장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소부장으로 관심이 쏠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AI 인프라와 기판, 장비로 이어지는 순환매 구조가 재확인됐다"며 "반도체 업종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주에서 실적과 투자 모멘텀이 있는 후방 밸류체인으로 순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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