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도피·호화생활' 3조원대 도박조직 덜미…UAE서 3명 검거
한-UAE 합동작전으로 부총책·개발자 국내 송환 제3국 여권으로 신분 세탁…청소년 불법도박 동원 정부, 올해 13조4000억원대 도박조직 적발
[파이낸셜뉴스] 10년간 해외를 떠돌며 신분까지 바꿔 수사망을 피해 온 3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의 핵심 인물들이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당국의 합동작전 끝에 붙잡혔다.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UAE 당국과 공조해 총 3조1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에 관여한 총책 A씨와 부총책 B씨, 개발자 C씨 등 3명을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가운데 B씨와 C씨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됐다. A씨는 UAE 당국과 협의를 거쳐 조속히 국내로 데려올 예정이다.
A씨와 B씨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2조6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범죄수익을 대규모로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16년 해외로 달아난 뒤 제3국 여권을 이용해 신분을 바꾸고 말레이시아 등에서 도피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하위 조직원들은 동남아시아에 머무르게 하고 자신들은 UAE에 은신하면서 거주지를 여러 차례 옮기는 방식으로 추적을 피했다.
도피 중에는 국내 유명 인사들을 현지로 초청하거나 고급 식당과 유흥업소를 방문하고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는 등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모습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들은 2016년 국내에서 불법인 스포츠도박 사이트 'BetEast'를 해외 축구팀 유니폼과 경기장에 광고하기도 했다.
경찰과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은 해외 첩보와 관련 단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주요 피의자들이 UAE로 이동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현지 당국에 수사정보를 제공하고 합동작전의 필요성을 설명해 협조를 이끌어냈다.
양국은 아랍어로 '파멸·멸망'을 뜻하는 'HALAK'이라는 이름의 합동작전을 진행했다. 피의자들의 소재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공유했으며 UAE 당국이 현지 검거작전을 통해 핵심 인물들을 붙잡았다.
함께 검거된 C씨는 지난 7월 총책이 UAE에서 검거돼 국내로 송환된 5000억원대 사이버도박 조직의 개발자다. 불법 도박사이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당 조직들은 중학생들을 유인해 불법 도박 영업에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청소년들이 도박에 노출되는 데 그치지 않고 범죄조직의 영업에까지 이용됐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에도 UAE에서 10조8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총책 2명을 검거해 송환했다. 이번 작전까지 포함하면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 출범 이후 적발한 사이버도박 조직의 운영 규모는 총 13조4000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앞으로도 해외에 거점을 둔 불법 도박조직의 총책과 자금세탁망을 집중 추적하고, 해외에 숨겨진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