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2억 냈으니 비밀번호 알려달라"…신혼집 드나든 시어머니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이낸셜뉴스] 신혼집에 수시로 드나들며 홈캠으로 사생활까지 감시하던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다른 여성과의 맞선까지 주선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결혼 2년 차 여성은 남편이 실제로 맞선 자리에 나간 사실을 알고 이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결혼 2년 차 여성 A씨가 시어머니의 지나친 간섭으로 겪은 갈등을 털어놨다.
A씨는 "시어머니 때문에 너무 고통스럽다. 모든 원흉은 집 때문이었다"며 신혼집 마련 과정부터 문제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신혼집 전세금 3억원 가운데 시댁이 부담한 금액은 2억원, A씨가 마련한 돈은 1억원이었다. 여기에 A씨는 예단비로 1000만원도 전달했다고 한다.
그는 "신혼집 전세금 3억원 중 2억원은 시댁이, 1억원은 제가 부담했다. 예단비 1000만원도 보냈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전세금을 더 냈다는 이유로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시더니 신혼집을 드나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어머니의 방문은 부부의 생활 공간 곳곳으로 이어졌다. A씨가 퇴근하면 냉장고에 있던 반찬의 위치가 달라져 있었고, 속옷을 보관하는 서랍까지 시어머니가 열어 정리했다고 한다.
주말 아침에는 "내 아들 아침은 먹이는지 보러 왔다"며 부부의 안방에 들어오기도 했다.
결혼 후 자녀가 생기지 않자 시어머니의 발언은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A씨는 "아이가 생기지 않자 폭언도 시작됐다. 시어머니는 양가 부모님이 다 계신 자리에서 '애도 못 낳는 걸 며느리로 들였다', '친정 교육이 문제다' 등 모욕도 줬다"고 주장했다.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엄마 성격 알잖아, 네가 맞춰"였다고 한다.
거실에 설치된 홈캠도 문제였다. A씨는 집안의 안전을 위해 설치했다던 홈캠이 실제로는 시어머니의 휴대전화에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다른 여성과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A씨는 "심지어 시어머니는 '참한 아가씨니까 만나봐라. 며느리는 정리하면 된다'며 남편에게 맞선을 주선했다. 남편은 그 말대로 몰래 나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이러한 일을 겪은 뒤 불안과 불면증으로 약을 복용하다가 이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극심한 불안과 불면증으로 약을 먹다가 이혼을 결심했는데 시어머니의 폭언과 사생활 감시가 이혼 사유가 될지 궁금하다. 또한 시어머니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을지, 남편이 맞선을 보고 온 것도 부정행위인지 궁금하다"며 법률 상담을 요청했다.
곽동주 변호사는 시어머니의 반복적인 폭언과 사생활 침해가 재판상 이혼 사유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법 제840조 제3호는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이혼 사유로 정하고 있다. 새벽에 부부 침실 문을 여는 행동, 사생활 감시, 친정 부모님 앞에서의 모욕이 반복됐다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편이 시어머니의 행동을 알고도 아내를 보호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이혼 사유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곽 변호사는 "남편이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아내를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어머니 편에 선 것 역시 혼인 파탄의 책임으로 평가돼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어머니에게 별도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도 설명했다. 곽 변호사는 "시부모가 부부 사이에 부당하게 개입해 혼인 파탄에 주된 원인을 제공했다면 그 행위가 단순한 고부갈등을 넘어 혼인관계에 대한 위법한 침해로 평가되고, 혼인 파탄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돼 시어머니에게 별도의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 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거실 홈캠을 통한 대화 청취나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를 살펴볼 수 있다고 했다. 곽 변호사는 "홈캠의 경우,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대화를 몰래 듣거나 녹음했다면, 설령 대화 당사자 중 한 명(남편)이 동의했더라도 위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편이 다른 여성과 맞선을 본 사실만으로 곧바로 부정행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결혼한 상태에서 다른 결혼 상대를 만나러 간 행위는 배우자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곽 변호사는 "혼인 중인 사람이 새로운 결혼 상대를 찾는 '선 자리'에 나갔다면, 만남이 한 번이었다고 하더라도 배우자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 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다만 한 차례 만남만으로 부정행위를 인정되기는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후에도 연락을 이어갔는지 메시지 내역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