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 채권

"부실 PF 팔았는데 위험은 그대로"…저축은행, 정상화펀드 '매각 착시' 경고 [fn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PF대출 매각 후 정상화펀드 재출자 대출 줄어도 수익증권 형태로 위험 잔존 기존 PF대출보다 상환순위 불리한 경우 많아 자기자본 대비 PF 141%→42% 급감 나이스신평 "자산 회수 과정서 추가 손실 우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저축은행들이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정상화펀드에 매각하면서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신용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실채권을 매각한 뒤 해당 펀드에 재출자하는 방식으로 위험이 수익증권에 이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출자로 취득한 수익증권의 상환순위가 기존 PF대출보다 불리한 경우가 많아 향후 부실자산 회수 과정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14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 비율은 42%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말 141%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99%p 하락한 수준이다. 증권사와 캐피탈사 등 주요 비은행 금융업권 가운데 PF 부담 축소 폭이 가장 컸다.

그러나 나이스신용평가는 "저축은행의 건전성 개선이 실질적인 위험 축소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실 PF대출을 정상화펀드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저축은행이 해당 펀드에 다시 출자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존 PF대출은 장부에서 감소하지만 저축은행은 펀드 수익증권을 통해 해당 부동산 사업장의 위험을 간접적으로 부담하게 된다. 대출채권 매각에 따른 익스포저 감소가 반드시 최종적인 손실위험의 해소를 의미하지는 않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재출자 과정에서 위험 부담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이스신평은 정상화펀드 재출자로 취득한 수익증권의 상환순위가 기존 PF대출보다 불리하게 설정된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사업장 매각이나 자금 회수가 지연될 경우 기존 대출채권을 보유했을 때보다 손실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안수진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PF대출을 펀드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해당 펀드에 대한 재출자가 병행되고 있어, 매각 이후에도 실질적인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출자로 취득한 수익증권의 상환 순위가 기존 PF 대출보다 불리하게 설정된 경우가 많아, 향후 자산 회수 과정에서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저축은행에 남아 있는 PF사업장의 위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나이스신평 평가대상 저축은행의 전체 PF 익스포저 가운데 브릿지론 비중은 2022년 말 55%에서 올해 6월 말 49%로 낮아지는 데 그쳤다. 증권사가 같은 기간 26%에서 16%, 캐피탈사가 31%에서 17%로 줄인 것과 대조적이다.

통상 브릿지론은 토지 매입과 인허가 등 본PF 전환 이전 단계에서 공급하는 자금으로, 사업 지연이나 분양시장 침체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저축은행의 PF 익스포저 자체는 크게 줄었지만 잔여 사업장에는 여전히 상당한 위험이 남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연구원은 "잔여 PF사업장의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크고, 경공매 유찰이 이어지면서 부실자산 회수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방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수도권도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 상승 등으로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신용위험을 평가할 때 단순한 PF대출 잔액이나 연체율 개선뿐 아니라 정상화펀드 재출자에 따른 수익증권의 실제 위험과 회수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신평은 향후 부실자산 정리·회수 추이와 자산건전성, 자본적정성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부실PF #저축은행 #부실채권 #나이스신용평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 #저축은행PF익스포저 #분양시장 #PF #브릿지론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