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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에 기자 구금된 日 "외교 경로로 인도적 처우 요구"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모테기 외무상 "자국민 보호에 만전"
러 발표 뒤에야 구금 인지…혐의 입증 증거는 공개 안 해
WSJ 기자도 같은 혐의로 16개월 수감 뒤 석방

러시아의 자사 기자 구속을 알리는 홋카이도 신문사. 출처=연합뉴스
러시아의 자사 기자 구속을 알리는 홋카이도 신문사.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러시아가 홋카이도신문 기자를 간첩 혐의로 구금한 가운데 일본 정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정보 제공과 인도적 처우를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 당국의 발표 이후에야 구금 사실을 파악했으며 기자 본인과는 아직 접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정보 제공을 요청하는 동시에 인도적 배려와 공정하고 공평한 처우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러시아 일본대사관과 주유즈노사할린스크 총영사관을 통해 기자의 안전과 구금 경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테기 외무상은 "러시아 측에 추가로 요구하는 등 필요한 대응을 통해 자국민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외교 경로로 러시아 측에 요구사항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자 본인과는 현재 접촉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사건을 인지한 시점도 러시아 측 발표를 접한 뒤였다고 덧붙였다.

기하라 장관은 "일·러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본의 입장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해 왔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간 의사소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전날 홋카이도신문 유즈노사할린스크 지국 소속 30대 남성 기자를 간첩 혐의로 구금했다고 발표했다.

홋카이도신문은 타스통신을 인용해 이 기자가 지난 13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유즈노사할린스크 시내 호텔에서 붙잡혔다고 전했다. 이후 모스크바로 이송됐으며 현지 법원은 오는 12월 12일까지 약 두 달간 구속을 허가했다.

FSB는 이 기자가 쿠릴열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되거나 자원한 인원을 조사했다며 일본 정보기관의 지시로 러시아 국방력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홋카이도신문은 해당 기자가 기자 비자를 받아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 등 러시아 내에서 취재 활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해당 기자는 러시아 외무부의 취재 등록도 받은 상태였다.

러시아 측은 복면을 쓴 FSB 요원들이 기자를 이송하는 모습과 지국 압수수색 장면으로 추정되는 영상도 공개했다.

이번 사건은 2023년 러시아에 구금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에번 게르시코비치 기자 사례와 유사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게르시코비치 기자도 군수 생산 관련 취재 도중 간첩 혐의로 붙잡힌 뒤 모스크바로 이송됐고 법원은 처음에 두 달간 구속을 결정했다.

미국 정부와 WSJ, 기자 본인이 혐의를 부인했지만 구속은 거듭 연장됐다. 그는 16개월간 수감된 뒤 2024년 8월 미국과 러시아의 수감자 교환으로 석방됐다.

러시아가 구금한 외국인을 정치적 거래에 활용한 전례가 있지만 이번 일본인 기자 구금의 구체적인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에서 간첩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장 2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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