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에 달라진 로펌 대응법...초기 수사부터 기소까지 전략 재정비
YK·광장·태평양·지평, 수사기관별 대응체계 구축
사건 유형별 전략 구체화
[파이낸셜뉴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로 형사사법체계가 재편되면서 로펌들의 형사사건 대응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원칙적으로 폐지되면서 초기 진술과 증거 확보, 수사기관별 대응부터 기소 단계까지 연계하는 변론 전략이 강조되는 모양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면서 형사사건의 수사와 기소 기능이 조직적으로 분리됐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경찰과 중수청 등 수사기관이 수사를 담당하고, 공소청 검사는 공소제기와 공소유지를 맡는다. 검사의 직접수사와 직접 보완수사는 원칙적으로 폐지됐다.
이에 따라 로펌들의 대응도 기존 검찰 단계의 보완수사에 의존하기보다 최초 수사기관에서 진술과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고, 이후 송치와 기소 판단까지 일관된 전략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사건이 여러 수사기관을 거칠 가능성에 대비해 관할과 절차, 처리기한을 함께 관리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법무법인 YK는 고검장 출신의 배성범 형사총괄그룹장을 중심으로 형사소송법 개정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수사 단계별 대응 기준을 정비 중이다.
YK는 검찰과 경찰 수사 경험을 갖춘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최초 조사와 불송치 이의신청, 보완수사·재수사, 공소청 단계까지 사건 전반을 연계해 대응하는 체계다.
특히 수사기관의 성격과 사건 진행 방향을 초기부터 파악하고, 단계별 법률 대응과 의뢰인 소통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사건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고객 소통 시스템 'YourK'도 운영 중이다.
배성범 그룹장은 "변화된 수사시스템으로 사건 당사자들이 이전보다 더욱 큰 부담을 안게 됐다"며 "수사와 공소 절차 단계별로 당사자들이 초기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광장은 기업 형사사건의 수사기관별 대응체계를 연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중수청·공소청·특사경 시대의 수사 구조 및 실무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공정거래·금융·중대재해·노동 분야의 수사 구조 변화와 기업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광장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노동청 등 규제기관의 조사부터 경찰·중수청 수사, 공소청의 기소 판단까지 이어지는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기업 사건에서 여러 기관의 조사와 수사가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다.
김후곤 광장 대표변호사는 "중수청과 경찰, 특별사법경찰 간 수사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며 "수사기관과 공소기관에 대한 대응체계를 연계해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기술유출 사건을 중심으로 수사기관 선택과 증거 확보 전략을 구체화했다. 지난 2일 발간한 뉴스레터에서 중수청과 경찰, 지식재산처 특별사법경찰이 기술유출 사건에 대해 각각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사건의 성격과 적용 법률에 따라 수사기관을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 내부의 기술자료와 디지털 증거를 초기 단계에서 확보하고, 수사기관에 기술적 사실관계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수사기관 간 사건 이첩 가능성과 공소청의 보완수사 요구까지 고려해 수사·공판 전 과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지평도 지난 2일 기업 형사사건 대응 가이드를 공개했다. 수사·기소 분리 이후 달라진 수사기관별 관할과 송치 절차, 불송치 사건의 불복 방법, 보완수사·재수사 기한 등을 정리했다.
지평은 사건을 어느 기관에서 수사하는지에 따라 대응 절차가 달라지고, 수사기관과 공소청 단계에서 준비해야 할 사항도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사건 초기부터 관할기관을 확인하고, 불복 가능 기간과 수사 진행 상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안내했다.
절차별 법정 기한도 변론 전략의 주요 변수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사법경찰관은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날부터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쳐야 한다.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에는 원칙적으로 3개월의 기한이 적용된다. 다만, 수사기관 간 관할 조정과 압수수색 영상녹화 등 일부 제도는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이처럼 로펌별 대응 방식은 차이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수사 초기 대응과 기관별 절차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YK가 사건 전 단계의 대응 기준과 의뢰인 소통에, 광장이 기업의 복수 수사기관 대응에, 태평양이 기술유출 사건의 증거 확보에, 지평이 절차와 기한 관리에 무게를 두는 식이다.
한 대형로펌 대표변호사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사건 처리 과정에서 수사기관 간 관할 조정이나 보완수사 요구가 어떻게 운용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로펌들의 대응 전략 역시 제도 변화에 맞춰 마련된 초기 대응체계에서 실제 수사·기소 실무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