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히네" 이승엽 코치는 야인 되고, 대표팀은 감독 없고...
이승엽, 1년 만에 요미우리 퇴단
절묘한 시점에 '야인' 회귀
류지현 한화행으로 사령탑 공백 맞은 KBO
당장 내달 1일 APBC 소집 '발등의 불'
[파이낸셜뉴스] '국민타자' 이승엽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일본프로야구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 코치직을 1년 만에 내려놓았다.
공교롭게도 이 전 감독이 '야인'으로 돌아온 시점이 묘하다. 현재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자리가 텅 비어있기 때문이다.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국제대회를 이끌 수장을 찾아야 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입장에서는 이 전 감독의 행보가 누구보다 반가울 수밖에 없다.
요미우리 구단은 14일 "이승엽 타격 코치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6월 두산 지휘봉을 내려놓고 당시 아베 신노스케 감독의 부름을 받아 요미우리에 합류했던 이 전 감독은 예상치 못한 외풍에 시달렸다. 아베 감독이 가정 폭력 논란으로 불명예 퇴진한 데다, 올 시즌 요미우리 타선의 빈공까지 겹치며 결국 유니폼을 벗게 됐다.
이 전 감독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록 시즌은 일찍 마무리됐지만, 어린 선수들이 귀중한 경험을 쌓았기에 요미우리의 미래는 밝다"며 "예전에 그라운드를 함께 누볐던 동료들을 다시 만나 감회가 새로웠다"고 의연한 작별 인사를 남겼다.
이 전 감독이 일본 생활을 정리한 직후, 국내 야구계의 시선은 일제히 '무주공산'이 된 국가대표팀 사령탑 자리로 쏠리고 있다. KBO는 현재 극심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견인했던 류지현 전 감독이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3년 총액 20억 원)로 전격 부임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당장 11월 12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KBO 전력강화위원회가 지난 12일 김도영(KIA), 안현민(KT) 등 33인의 출전 엔트리를 확정했지만, 정작 내달 1일 소집될 선수단에 방향타를 쥐여줄 선장이 없다. 시간이 촉박해 임시 감독 체제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승엽 전 감독은 KBO의 고민을 단번에 씻어낼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다. 이번 APBC는 젊은 유망주들이 주축이 되는 무대다. KBO리그 사령탑 경험은 물론,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어린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
무엇보다 결전의 장소가 일본 도쿄돔이라는 점이 이 전 감독의 가치를 높인다. 선수 시절 요미우리의 4번 타자로 도쿄돔을 호령했고, 최근까지 요미우리 코치진으로 활약하며 일본 야구의 최신 흐름과 구장 특성을 누구보다 꿰뚫고 있다. 한·일, 대만 등 아시아 라이벌이 격돌하는 무대에서 그보다 완벽한 적임자를 찾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당장의 APBC 임시 감독을 넘어, 2027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까지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표팀을 이끌 정식 감독 선임도 열어두고 있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과 묵직한 존재감을 지닌 이 전 감독이 위기에 빠진 대표팀의 구원투수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팬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절묘한 타이밍에 자유의 몸이 된 '국민타자'와 다급해진 KBO의 시선이 과연 한곳에서 마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