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특구 12년 연속 1위… 제주, 마사회 본사 유치 명분 강화
농식품부 4개 특구 평가서 최고점
내년 국비 인센티브 3억원 확보
전국 사육 말 54.8% 제주에 집중
정부 이전대상 미정… 정주여건 과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가 말산업특구 운영 평가에서 12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하고 내년도 국비 인센티브 3억원을 확보했다. 제주도는 이 성과를 한국마사회 본사 유치의 근거로 내세우며 정부 설득에 나선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2026년 말산업특구 진흥계획 이행실적 평가'에서 제주가 전국 4개 특구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농식품부는 지난 8월 외부 전문가 평가단을 구성해 제주·경기·경북·전북 등 4개 말산업특구의 지난해 운영실적을 평가했다. 특구 진흥계획의 이행 성과와 전국 거점 역할, 예산 집행률 등을 서류심사와 현장평가로 검증했다.
제주는 2014년 전국 최초로 말산업특구로 지정됐다. 이후 경기와 경북이 2015년, 전북이 2018년 특구에 추가됐다. 제주도는 첫 특구 지정 이후 12년 연속 평가 1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말산업특구는 말의 생산과 사육, 조련, 승마 등 관련 산업을 집적해 육성하도록 정부가 지정하는 지역이다. 단순히 말을 많이 사육하는 지역이 아니라 생산 기반과 전문인력, 관련 시설을 연계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평가 성과는 내년도 국비 인센티브 3억원 확보로 이어졌다. 제주도는 우수 경주마 생산을 위한 씨수말 도입과 도민이 이용하는 공공승마시설 개보수에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씨수말은 번식을 통해 우수한 혈통과 경주 능력을 후대에 전달하도록 선발한 수말이다. 우수 씨수말 확보는 경주마의 생산 기반과 품질 개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다.
제주가 이번 성과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있다. 제주도는 말산업 육성을 담당하는 한국마사회 본사를 지역에 유치해 말 생산과 육성, 경마, 관광산업을 연결하는 국가 말산업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주가 내세우는 핵심 경쟁력은 전국 최대 규모의 말 생산·사육 기반이다. 농식품부의 2025년도 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사육 말 2만7165두 가운데 제주가 1만4876두를 차지했다. 전국 사육두수의 54.8%로, 국내에서 사육되는 말 두 마리 중 한 마리 이상이 제주에 있는 셈이다.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제주경마공원과 경주마 육성목장 등 기존 시설도 갖추고 있다. 말 생산과 육성, 경마 운영을 연계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이미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다.
한국마사회는 경마 시행기관인 동시에 말산업 육성법에 따라 지정된 말산업육성전담기관이다. 말산업 관련 정책사업과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 등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본사는 경기도 과천에 있다.
제주도는 생산 현장에 마사회 본사가 자리 잡으면 말산업 정책과 연구개발, 농가 지원의 연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기적으로는 승마·관광·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말산업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지난 1일 송영훈 제주도의회 의장과 함께 경기도 과천 한국마사회를 찾아 우희종 회장에게 본사 제주 이전 제안서를 전달했다.
제안서에는 기존 말산업 시설 활용과 이전 업무공간·부지 확보 지원, 임직원 주거·교육·교통 지원방안 등이 담겼다. 위 지사는 마사회 노동조합과도 만나 임직원과 가족의 정착 여건을 협의했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과 지역 배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향후 기관의 기능과 지역산업 간 연계성, 이전 비용, 업무 연속성, 임직원 정주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제주 역시 마사회 유치를 통해 창출할 일자리와 지역경제 효과, 산업별 연계사업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말산업 집적이라는 입지 강점을 실제 국가 말산업 경쟁력 강화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유치 전략의 핵심이다.
김영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제주는 12년 연속 1위를 이어오며 대한민국 말산업의 본보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실적은 한국마사회가 제주로 와야 하는 이유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범도민 유치 운동본부와 국회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논의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