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었다? 더 떨어진다?… 길 잃은 삼전닉스 개미들
반도체 최대 실적에도 주가 급락
삼전·SK하닉 5일간 시총 435조↓
코스피 전체 감소액의 66% 차지
"왜 떨어지는지 납득할 분석 없어"
투자 이정표 잃은 개인들 대혼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는데 주가는 왜 이렇게 떨어지는 건가요. 도대체 무엇을 믿고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와 실적 개선 기대를 믿고 투자했지만, 정작 주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호재에도 계좌 평가액이 빠르게 줄어들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허탈감과 분노, 추가 매수 여부를 둘러싼 고민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실적은 최고라는데 주가는 폭락"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거래일(10월 7~14일)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 줄어든 시가총액은 약 43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약 5612조9000억원에서 4957조1000억원으로 655조8000억원 감소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감소액의 약 66%가 반도체 대장주 두 종목에서 발생한 셈이다.
투자자들이 특히 납득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은 실적과 주가의 엇박자다. AI 산업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와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107조원을 넘기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실적 개선 기대가 큰 상황이지만 두 종목의 주가는 오히려 큰 폭으로 밀렸다.
고점 부근에서 매수한 개인투자자 A씨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는데 주가는 오히려 폭락하니 도대체 무엇을 믿고 투자해야 하느냐"며 "기업이 돈을 잘 벌면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며칠 만에 계좌가 크게 줄어드는 것을 보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은 실적 전망을 믿고 버티는데 외국인 매도가 쏟아지면 주가가 속절없이 밀린다"며 "실적이 좋다는 설명만 반복할 게 아니라 왜 주가가 이렇게까지 떨어지는지 납득할 만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금이 바닥 맞아? 더 떨어지나?"
주가가 급락하자 일부 투자자들은 추가 매수 기회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하락세가 언제 멈출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선뜻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낮아진 만큼 매입 단가를 낮출 기회라는 기대와 추가 하락으로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걱정이 맞서는 모습이다.
투자자 B씨는 "주가가 많이 빠졌으니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과, 여기서 더 떨어지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걱정이 동시에 든다"며 "물타기를 하면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지만, 하락세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돈을 더 넣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적이 좋다는 사실과 주가가 오르는 시점은 별개라는 걸 이번에 실감했다"며 "반등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추가 매수하기보다는 외국인 매도세와 업황 전망부터 다시 확인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주가도 이를 다시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AI 투자 확대 속도와 메모리 업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실제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 주가는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