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전국 1위 제주… 구직 7.5% 늘 때 구인 0.6% 그쳐
8월 신규 구인 941명·구직 3242건
구인배수 0.29… 전국 0.46 밑돌아
관광·유통 취업자 7000명 감소
9월 전국 숙박음식업 신규 구인 급감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구직 신청은 7.5% 늘었지만 기업의 신규 구인은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용률은 전국 1위지만 일자리를 찾는 수요를 채용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15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행정통계(EIS)에 따르면 지난 8월 제주지역 신규 구인인원은 94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 증가했다. 반면 신규 구직건수는 3242건으로 7.5% 늘었다.
전국 노동시장과는 다른 흐름이다. 같은 기간 전국 신규 구인인원은 16만690명으로 4.0% 증가했고, 신규 구직건수는 35만1827건으로 0.2% 감소했다. 전국에서는 구인 증가와 구직 감소가 동시에 나타났지만 제주는 구직 증가세가 구인 증가세를 크게 웃돌았다.
일자리 수요와 구직 규모를 비교하는 구인배수에서도 격차가 확인된다. 제주 구인배수는 0.29로 전국 평균 0.46보다 0.17 낮았다. 고용24에 등록된 신규 구직 신청 약 3.4건당 신규 구인 1명꼴이다.
구인배수는 신규 구인인원을 신규 구직건수로 나눈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등록된 구직 신청에 비해 기업이 모집하는 인원이 적다는 의미다. 다만 실제 취업 경쟁률이나 채용 성공률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제주의 전체 고용지표는 양호하다. 국가데이터처의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제주 취업자는 41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만2000명 증가했다. 고용률은 71.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실업률은 0.8%에 그쳤다.
그러나 산업별 고용 흐름은 엇갈렸다. 제주 경제의 주요 기반인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7000명 감소했다. 반면 건설업은 7000명,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등은 8000명 증가했다.
고용 형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이 포함된 비임금근로자는 13만6000명으로 8000명 증가했다. 임금근로자는 27만8000명으로 5000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 증가가 기업의 신규 채용 확대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미 일하고 있는 사람의 규모를 나타내는 고용률과 기업의 새로운 인력 수요를 나타내는 구인 통계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전국적으로도 기존 고용과 신규 채용 수요 사이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14일 발표한 '2026년 9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전국 고용보험 가입자는 1593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8만8000명 증가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에서는 고용보험 가입자가 5만5800명 증가했지만 고용24 신규 구인인원은 약 2700명 감소했다. 기존 고용 규모가 증가하더라도 신규 채용 수요는 줄어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 전체로는 9월 신규 구인인원이 17만명으로 2.7% 증가하고 신규 구직인원은 35만7000명으로 5.6% 감소했다. 구인배수도 0.48로 지난해 같은 달 0.44보다 높아졌다.
제주 고용시장의 핵심 과제는 높은 고용률을 유지하는 동시에 실제 채용 기회를 넓히는 일이다. 관광·유통업 취업자 감소와 구인·구직 증가율의 격차가 함께 나타난 만큼 업종별 채용 규모와 임금, 근로시간, 실제 취업 실적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구인배수가 낮아진 원인이 기업의 채용 축소인지, 구직자의 희망 직종과 기업 수요의 불일치인지 구분해야 한다. 취업자 수 증가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제주 노동시장의 변화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할 시점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