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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농업용수망 준공 4년 밀려… 공정률 61.3% 그쳐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1584억 사업 2024년서 2028년으로
관정 41공·관로 191.2㎞ 구축
농업용수 93.9% 지하수 의존
문대림 의원, 저류지·지하수댐 검토 촉구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서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주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의 준공 지연과 용수 확보 대책을 질의하고 있다. 문 의원은 저류지 확충과 농업용 지하수댐 적지 조사를 촉구했다. 사진=문대림 의원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서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주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의 준공 지연과 용수 확보 대책을 질의하고 있다. 문 의원은 저류지 확충과 농업용 지하수댐 적지 조사를 촉구했다. 사진=문대림 의원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농업용수 광역망 준공이 당초보다 4년 늦춰진 가운데 국정감사에서 제시된 공정률은 61.3%에 그쳤다. 농업용수의 93.9%를 지하수에 의존하는 제주에서 가뭄 대응을 위한 저장·공급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갑)에 따르면 전날 한국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서 제주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의 준공 지연과 지하수 의존 문제를 지적하고 대체 수자원 확보 대책을 요구했다.

제주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은 2013년 극심한 가뭄을 계기로 추진됐다. 지역별로 분리된 농업용수 공급시설을 연결해 물이 부족한 지역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2018년 기본계획이 수립됐으며 당초 2024년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준공 목표가 2028년으로 4년 연기됐다.

제주도가 발표한 사업 규모는 총 1584억원이다. 국비 1242억원과 지방비 342억원을 투입해 관정 58공, 저수조 56기, 송·급수관로 472㎞와 자동화 관리시스템 등을 구축한다.

국정감사에서 제시된 공정률은 61.3%다. 관정 41공과 저수조 37기, 관로 191.2㎞가 설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도는 올해 관정 8공과 저수조 4기, 송·급수관로 약 35㎞를 추가 구축하고 시설이 갖춰진 지역부터 시범 급수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한국농어촌공사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제주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의 공정률과 준공 지연 문제가 제기됐다. 사진=문대림 의원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한국농어촌공사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제주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의 공정률과 준공 지연 문제가 제기됐다. 사진=문대림 의원실

사업 지연이 중요한 이유는 제주 농업의 높은 지하수 의존도 때문이다.

문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 농업용수의 93.9%는 지하수에서 공급된다. 제주에는 연중 일정하게 흐르는 하천이 많지 않아 농업용 관정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가뭄으로 지하수위가 낮아지면 농경지의 용수 확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장기적인 가뭄 위험도 제기됐다. 문 의원은 정부가 2023년 발표한 '농업생산 기반 기후변화 영향·취약성 평가'에서 2031~2070년 제주지역 가뭄 취약성이 가장 높은 1등급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문 의원은 "제주 서부지역 일부 농업용 관정에서 지하수위 저하와 염수 유입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기존 관정의 활용 효율을 높이고 저장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루 약 38만t의 농업용 지하수를 취수하면서도 공급 과정의 유수율이 낮다고 지적했다. 유수율은 취수·공급한 물 가운데 실제 이용 지점에 도달해 유효하게 사용되는 물의 비율을 뜻한다.

대안으로는 농업용수 저장시설의 규모화를 제시했다. 문 의원은 기존 100~500t 규모의 저장시설만으로는 장기간 가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현장 의견을 전달하며 3000~5000t급 대형 저수조 설치를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제주지역 농업용수 간이공급시설. 제주도는 총사업비 1584억원을 투입해 지역별 공급시설을 연결하는 통합 광역화 사업을 2028년까지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지역 농업용수 간이공급시설. 제주도는 총사업비 1584억원을 투입해 지역별 공급시설을 연결하는 통합 광역화 사업을 2028년까지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존 관정을 활용한 소규모 저류지 조성도 제안했다. 앞서 제주시 애월읍 일대에 3만t 규모 저류지를 설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한국농어촌공사에 관정 허가량과 실제 이용량, 지하수위, 적정 저장용량과 사업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도록 요청했다.

농업용 지하수댐 설치 가능성도 거론됐다. 지하수댐은 땅속에 물의 흐름을 막는 차수벽을 설치해 지하수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취수하는 시설이다.

다만 제주에 설치하려면 화산암 지질과 지하수 흐름, 해수 침투 가능성 등을 고려한 정밀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문 의원도 시설 설치를 확정적으로 요구하기보다 지하수댐 조성에 적합한 지역을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김인중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제주도의 물 문제를 완화하고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제주도의 기존 물관리 정책과 연계한 검토도 필요하다. 제주도는 농업용수 종합계획을 통해 노후관로 정비와 용천수 활용, 공급체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광역급수망 구축뿐 아니라 이미 확보한 지하수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사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과제다.

문 의원은 "지속가능한 물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농어촌공사가 관계기관과 협의해 구체적인 검토 결과와 추진계획을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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