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차세대 인터넷 이용률 29%인데…프랑스 86%·일본 62%
한국, 세계 평균 43.7%에도 못 미쳐...1년 전보다 하락
조경태 "통신사 간 망 연결·투자 성과 점검해야"
[파이낸셜뉴스] 한국이 차세대 인터넷 주소체계인 IPv6의 조기 도입을 국제사회에 촉구한 지 18년이 지났지만, 정작 국내 이용률은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와 일본 등 주요국이 IPv6 전환에 속도를 내는 사이 한국의 이용률은 오히려 1년 전보다 떨어졌다. 통신사 간 망 연결이 충분하지 않아 국내 데이터가 해외망을 우회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정부 차원의 전환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아시아태평양인터넷주소관리기구 산하 연구소(APNIC Lab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1일 기준 한국의 IPv6 이용률이 29.0%로 집계됐다. 세계 평균인 43.7%보다 14.7%p 낮은 수준이다.
IP주소는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에 부여하는 '집 주소'와 같다. 기존 주소체계인 IPv4는 약 43억개의 주소를 만들 수 있지만,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늘면서 신규 주소 공급에 한계가 생겼다. 이를 대체하는 IPv6는 사용할 수 있는 주소가 사실상 무한대에 가까워 초연결 시대의 기반으로 꼽힌다.
주요국의 IPv6 이용률은 프랑스 85.7%, 인도 76.8%, 독일 73.0%, 일본 61.9%, 미국 61.8% 등으로 한국보다 높았다. 한국은 1년 전 31.1%보다 이용률이 낮아졌다. 세계 평균과의 격차도 2017년 12월 6.3%p에서 14.7%p로 벌어졌다.
한국은 2008년 서울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에서 IPv6 조기 도입을 장려하는 '서울선언'을 이끈 바 있다. 하지만 18년이 지난 현재 이용률은 세계 평균을 밑돌고 있어 차세대 주소체계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의원은 전환이 더딘 배경으로 통신사 간 IPv6 망 연결 문제를 지목했다. 서로 다른 통신사의 이용자가 데이터를 주고받으려면 망이 연결돼 있어야 한다. 연결이 충분하지 않으면 국내 이용자 사이의 데이터도 해외망을 거쳐 돌아올 수 있어 전송 경로가 길어지고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와 업계는 2010년대부터 IPv6 망 연결을 추진해왔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2017년 통신사 간 데이터 전송에 따른 요금 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고 연결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의원은 업계 설명을 근거로 현재도 모든 구간의 연결이 완료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4년 IPv6 확산 로드맵을 마련하면서 국가 전체의 전환 비용을 총 8215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6139억원은 2013년까지 이미 투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상당한 비용을 들여 기반을 갖춘 만큼 실제 이용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게 조 의원의 지적이다.
당시 KISA 조사에서 통신망의 중심인 백본망의 IPv6 준비율은 94.7%, 이용자에게 연결되는 가입자망은 68.9%였다. 조 의원은 망 구축뿐 아니라 통신사 간 연결까지 마무리해야 기존 투자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IPv6는 AI·초연결 시대 국가 디지털 경쟁력을 떠받치는 기초 인프라"라며 "KISA가 실태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정부와 함께 통신사 간 IPv6 상호접속을 포함한 전환 계획을 다시 세워 끝까지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윤홍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