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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법안 급한 다카이치, 하루 만에 새 농림수산상 낙점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예산 보복' 발언에 선거법 의혹까지
후임에 농정 경험 갖춘 다케베 기용
야당, 총리 임명 책임·예산 개입 추궁

지난 14일 야나 농림수산상 사임에 대해 입장 밝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출처=연합뉴스
지난 14일 야나 농림수산상 사임에 대해 입장 밝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5일 '예산 보복' 발언과 선거법 위반 의혹에 휩싸인 측근 장관을 교체했다. 후임에는 농정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내세웠다. 하지만 논란 초기 장관을 감쌌던 총리의 인사 판단과 대응까지 비판받으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참의원 과반 의석이 없는 다카이치 내각은 소비세 감세 등 핵심 법안 처리에도 부담을 안게 됐다.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다케베 아라타 자민당 의원을 만나 농림수산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야나 가즈오 농림수산상의 사표를 수리한 지 하루 만이다. 다케베는 이날 저녁 황궁에서 인증식을 거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다케베는 홋카이도 12구 출신의 6선 의원으로 56세다. 농림수산 부대신과 자민당 농림부회장 등을 지냈다. 농림수산상과 자민당 간사장을 지낸 다케베 쓰토무의 아들로 입각은 처음이다. NHK는 "농정에 밝은 인사를 기용해 국회 심의와 정권 운영에 미칠 영향을 줄이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보복 예산' 발언에 선거법 의혹까지

야나는 지난달 17일 개각으로 처음 입각한 지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사실상 경질됐다.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정권 출범 이후 불미스러운 문제로 각료가 물러난 첫 사례다.

논란은 지난 5월 지역 자민당 회의에서 시작됐다. 야나는 도치기현 나스카라스야마시와 나카가와정의 올해 도로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고 말했다. 두 지자체장은 2월 중의원 선거에서 경쟁 후보를 지원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지역에 예산으로 불이익을 줬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지면서 비판이 쏟아졌다.

야나는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하면서도 실제 예산 삭감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보복성 삭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국토교통성에 해당 지역의 도로 예산을 문의한 사실이 거론되면서 정치인이 예산 배분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선거법 위반 의혹은 거취에 결정적인 부담이 됐다. 야나 측은 과거 중의원 선거에서 지지자들을 셔틀버스로 무료 수송했다. 유권자에 대한 이익 제공을 제한한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는 사안이다.

야나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미리 확인했다고 해명했지만 선관위는 문의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적법성보다 비용의 회계 처리 방식을 문의했을 수 있다며 말을 바꿨다. 전화로 투표를 독려한 선거운동원에게 보수를 지급했다는 의혹도 추가됐다.

■측근 감싼 총리…인사 책임 넘어 국회 운영 부담

다카이치 총리의 부담은 장관 한 명을 잃은 데 그치지 않는다. 정치자금 문제로 징계받은 측근을 발탁한 데 이어 논란이 커진 뒤에도 유임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옛 아베파 소속인 야나는 2024년 정치자금 수지보고서 미기재 문제로 당 징계를 받았다. 총리는 이런 전력에도 그를 입각시켰고 선거 유세에서는 "나의 지혜주머니"라고 치켜세웠다. 논란 초기에도 "일해서 성과로 보답하라"며 힘을 실었다.

닛케이는 총리가 자신의 인사 판단을 뒤집는 데 부담을 느낀 점을 대응 지연의 배경으로 짚었다. 총리 측근은 이 신문에 "초기 대응의 실수다. 상처를 작게 하려다 더 깊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총리에게 권한이 집중된 반면 내부 견제는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여당에서도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마쓰야마 마사지 자민당 참의원 의원회장은 요미우리신문에 "처음부터 사과했어야 했다. 대응이 잘못됐고 사임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의 한 간부도 초기 대응을 문제 삼으며 정권의 위기관리 능력에 과제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사표를 수리한 뒤 "임명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은 장관 교체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입헌민주당은 총리의 임명 책임을 추궁하기로 했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도 "정치인의 개입으로 예산 배분이 자의적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며 추가 심의를 요구했다.

소비세 감세를 추진하는 다카이치 내각으로서는 야당의 협조를 얻기가 더 까다로워졌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사태로 결집한 야당이 소비세 감세와 중의원 정수 감축 관련 법안 처리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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