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 해녀와 스페인 바스크 여성의 바다… '바다의 딸들' 폐막작 선정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18일 제27회 제주여성영화제서 상영
한·스페인 공동제작 63분 다큐멘터리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도 초청
해양 여성의 노동·기술·공동체 기록

한·스페인 공동제작 다큐멘터리 '바다의 딸들'에서 제주 해녀가 테왁을 띄운 채 바다에서 채취한 해산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제주 해녀와 스페인 바스크 여성의 노동과 공동체 문화를 담은 이 작품은 오는 18일 제27회 제주여성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사진=레이디레드 프로덕션
한·스페인 공동제작 다큐멘터리 '바다의 딸들'에서 제주 해녀가 테왁을 띄운 채 바다에서 채취한 해산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제주 해녀와 스페인 바스크 여성의 노동과 공동체 문화를 담은 이 작품은 오는 18일 제27회 제주여성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사진=레이디레드 프로덕션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산소통 없이 잠수하는 제주 해녀와 그물을 손질하는 스페인 바스크 여성의 삶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연결됐다. 한·스페인 공동제작 영화 '바다의 딸들'이 오는 18일 제27회 제주여성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15일 제주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외 프리프로덕션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을 지원한 다큐멘터리 '바다의 딸들(Daughters of the Sea)'이 제주여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영화는 수천㎞ 떨어진 제주와 스페인 바스크 지방 기푸스코아(Gipuzkoa)에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여성들의 노동과 기술, 기억을 따라간다.

제주 해녀들이 맨몸으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과 바스크 해안 여성들이 그물을 손질하고 배를 몰며 이어온 해양문화를 함께 조명한다.

두 지역의 자연환경과 작업 방식은 다르지만 바다에서 축적한 지식과 여성들의 협력, 공동체의 전승이라는 공통점을 보여준다. 특히 오랜 시간 몸으로 익힌 기술과 삶의 지혜가 다음 세대에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제주 해녀문화는 지난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산소 공급장치 없이 해산물을 채취하는 기술뿐 아니라 바다에 대한 생태지식과 공동체의 협력, 세대 간 전승 방식이 문화유산의 핵심 가치로 인정받았다.

이번 작품은 이러한 제주 해녀문화를 다른 나라의 해양 여성 공동체와 비교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연출은 스페인 감독 헤마 곤살레스 마르티네스(Gemma Gonzalez Martinez)가 맡았다. 스페인 레이디레드 프로덕션과 한국 바심픽처스가 공동제작했으며, 한국 측 이미진 프로듀서가 제주편 공동연출을 맡아 해녀들의 삶을 기록했다. 제주와 스페인 기푸스코아 지역의 협력을 바탕으로 제작된 63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 '바다의 딸들'에 등장하는 스페인 바스크 지역 여성이 항구에 정박한 배 위에 서 있다. 영화는 제주 해녀의 물질과 바스크 여성들의 어업·해양 노동을 함께 기록하며 두 지역의 삶과 전승 문화를 조명한다. 사진=레이디레드 프로덕션
다큐멘터리 '바다의 딸들'에 등장하는 스페인 바스크 지역 여성이 항구에 정박한 배 위에 서 있다. 영화는 제주 해녀의 물질과 바스크 여성들의 어업·해양 노동을 함께 기록하며 두 지역의 삶과 전승 문화를 조명한다. 사진=레이디레드 프로덕션

해외 영화제에서도 먼저 소개됐다. 지난 9월 7일 스페인에서 열린 기푸스코아 자연환경영화제 '그나트 시네마(Gnat Zinema)'의 개막작으로 세계 최초 상영됐다. 이어 제74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의 바스크 지역 영화 소개 부문인 '시네미라(Zinemira)'에 초청됐다.

스페인에서 첫선을 보인 작품이 제주여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면서 제주 해녀의 삶과 문화가 국내외 관객을 만나는 기회로 이어졌다.

제주콘텐츠진흥원의 제작지원 성과라는 점도 주목된다. 진흥원은 지난해 국내외 프리프로덕션 지원사업을 통해 작품 제작 준비 과정을 지원했다. 프리프로덕션은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기획과 자료조사, 제작계획 등을 구체화하는 단계다.

이번 작품은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한국과 해외 제작사가 협력하고 국제영화제 상영까지 연결한 사례다. 제주콘텐츠진흥원은 지역의 자연과 문화, 인물의 이야기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의 제작과 국내외 유통을 지원하고 있다.

제27회 제주여성영화제는 '나만 잘 살 순 없지'를 주제로 15일부터 18일까지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에서 열린다. 제주여민회가 주최하고 제주여성영화제집행위원회가 주관하며, 장편과 단편 등 29편을 상영한다.

'바다의 딸들'은 18일 오후 5시30분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 3관에서 상영되며, 관객과의 대화도 예정돼 있다.

이수경 제주콘텐츠진흥원 콘텐츠육성팀장은 "지원 작품이 해외에서 첫선을 보이고 제주여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다"며 "제주만의 문화와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 제작과 국내외 유통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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