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온다" 각국 품질 경쟁… 韓, AI·네트워크 투자 유인 시급 [AI시대, 통신정책 2.0으로 (상)]
AI 확산 속 통신망 중요성 커져
망 고도화·새 서비스 절실한데
요금인하만 집중하는 통신정책
투자·혁신 정책프레임워크 필요
국내 통신정책이 요금 부담 완화에 무게를 두는 사이 국가 네트워크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공지능(AI)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통신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망 고도화와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뒷받침할 제도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해외 주요국이 망 구축과 산업별 서비스 확대를 지원하는 만큼 국내도 요금 중심의 정책을 넘어 투자와 혁신을 촉진하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 시대, 품질·투자도 중요
1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국내 통신 3사의 평균 가입자당 매출(ARPU)은 2019년 3만1103원에서 2025년 2만8746원으로 7.6% 감소했다. 별도로 제시된 1기가급 인터넷 실질요금은 2014년 3만8500원에서 2025년 3만1124원으로 19.2% 하락했다. 사회 전반의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했음에도 통신서비스의 요금 수준은 낮아진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통신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에 무게를 둬왔다. 알뜰폰 활성화와 도매대가 인하로 가격경쟁을 유도하고, 5G 중간요금제와 청년·고령층 대상 상품을 확대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AI 확산과 6G 시대를 앞두고 통신망의 품질과 국제 경쟁력이 중요해지면서 정책의 시야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요금인하 정책이 이용자의 부담을 줄일 수는 있지만, 통신서비스 수익 기반이 약해지면 망 투자 여력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확대에 따른 수익이 다시 망 투자로 이어지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AI가 확산하면서 통신망에 요구되는 역할은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25~2030년 AI 트래픽이 48배, AI 연계 트래픽이 3.6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AI 트래픽이 증가하는데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은 통신망이어야 한다"며 "통신비보다는 어떻게 투자를 촉진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게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통신은 국민 모두가 사용하는 필수재이기 때문에 요금 인하가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로 자리 잡아왔다"며 "통신비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택시 1㎞당 요금보다 싼 가격이 됐는데 적절한 상황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는 구축·사업화 함께 지원
해외에서는 통신망을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데 더해 새로운 기술의 사업화와 투자 걸림돌을 줄이는 정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초고속인터넷 보급사업인 'BEAD'의 사업 조건을 지난해 정비했다. 광케이블뿐 아니라 무선·위성 등 다양한 기술을 비교하고 일부 행정·사업 요건을 줄여 구축비용을 낮추고 보급을 앞당기겠다는 취지다. 지역 여건에 맞는 기술로 필요한 통신망을 확보하는 접근이다.
일본은 정보통신연구기구(NICT)의 '비욘드 5G·6G' 기금 사업을 통해 차세대 통신기술의 실제 도입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대용량 해저케이블과 광통신 장비, AI를 적용한 네트워크 운영기술 등이 대상이다. 연구개발 성과를 시장에서 활용할 장비와 서비스로 연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1월 디지털네트워크법(DNA) 제안을 내놨다. 27개 회원국으로 나뉜 시장의 규제와 절차가 사업 확대와 투자를 제약한다는 판단이다. 이 제안에는 국가 간 사업 절차를 간소화하고 새로운 서비스에 적용할 규칙을 명확히 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파수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활용할 여건을 조성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국내 설비투자는 5G 상용화 초기보다 줄어드는 흐름이다. 투자가 집중되던 서비스 도입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AI서비스에 필요한 성능을 확보하도록 투자와 서비스 개발을 연결하는 정책이 구체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조대근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과거 정부는 3G로 가겠다는 방향과 기술개발, 선도투자, 민간투자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제시하며 시장을 이끌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국내 ICT 시장이 어디로 간다는 명확한 그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6G 시대에도 미래 비전과 법령 개정, 규제개선 방향을 시장에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윤홍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