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지털 경쟁력 평가 하락...'IT 강국'韓, 통신정책 개편 시급
네트워크 준비지수 5위→10위
IMD 경쟁력 순위도 9계단 하락
AI인프라 고도화 정책 전환 시급
자타 공인 'IT 강국' 자리를 지켜온 우리나라가 국제 디지털 경쟁력 평가에서 잇따라 하위 평가를 받으면서 인공지능(AI) 시대 네트워크와 디지털 경쟁력이 뒷걸음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동안 발빠른 통신 인프라 구축과 국민이 싼값으로 통신서비스에 연결할 수 있도록 규제 중심의 통신산업 정책을 펴왔던 우리 정부가 AI 인프라의 질적 고도화를 위해 통신산업 정책을 성장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포르툴란스연구소의 '2025년 네트워크 준비지수(NRI)'에서 한국은 127개국·경제권 중 10위를 기록했다. 전년 5위에서 5계단 하락했다. NRI는 통신망의 보급·성능뿐 아니라 개인·기업·정부의 디지털 활용, 법과 제도, 경제·사회적 성과를 53개 지표로 평가한다.
한국은 사람 부문 2위, 기술 부문 10위였지만 거버넌스는 20위, 경제·사회적 영향을 살펴보는 영향 부문은 22위에 머물렀다. 세부적으로 정부의 디지털 활용은 1위, 미래기술은 4위였다. 반면 규제 분야는 38위, 그중 ICT 규제환경은 85위였다. ICT 규제환경은 규제기관의 권한과 제도, 시장경쟁 체계 등을 비교한 지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25년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도 한국은 69개국·경제권 중 15위로 전년 6위에서 9계단이나 떨어졌다. 지식 부문은 8위를 유지했지만 규제·자본·기술 기반을 평가하는 기술 부문은 14위에서 30위로, 신기술 적응과 기업의 활용능력을 보는 미래준비도는 3위에서 15위로 하락했다.
기술 부문에는 규제와 자본, 기술 기반이 포함된다. 미래준비도는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고 이를 기업 운영에 활용하는 역량을 평가한다. 연구역량만으로 높은 순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지난 10여년간 국내 통신산업 정책은 이용자의 요금 부담을 낮추는 데 무게를 뒀다. 통신요금 인허가 제도나 도매대가 관리, 알뜰폰 활성화 등 국민의 보편적 통신서비스 이용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AI가 일상과 산업 현장에 확산되면서 통신서비스와 망 투자를 유인하는 새로운 정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대근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과거 3세대(3G)와 5세대(5G) 세계 최초 상용화의 과실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선제적 투자 덕분"이라며 "이제는 향후 10년 뒤의 기술혁신과 미래 인프라를 유도하는 '동적 효율성'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윤홍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