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위스 간판은행 UBS …"취리히 본사 이전 검토"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자본 요건 강화' 은행법 개정 대비해 비상계획 수립
160억달러(약 21조5000억원) 추가 자본 준비에 부담

스위스 베른의 연방의회 건물(Bundeshaus)의 스위스 국기와 그 앞에 서 있는 헬베티아 동상. 로이터 연합뉴스.
스위스 베른의 연방의회 건물(Bundeshaus)의 스위스 국기와 그 앞에 서 있는 헬베티아 동상. 로이터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가 취리히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UBS가 실제로 스위스를 떠나게 될 경우 한때 글로벌 자산 피난처의 대명사로 불렸던 스위스의 은행 산업 구조에도 큰 변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WSJ에 따르면 UBS 관계자 및 은행 자문단은 최근 스위스 의회의 은행법 개정 방침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에는 UBS 본사를 미국 등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UBS가 미국에 본사를 둔 금융기관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본사 위치를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럽 경쟁사와 합병, 미국 기업에 매각 등의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스위스 의회의 은행법 개정 작업에 대비해 회사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스위스 의회는 지난 2023년 이른바 '크레디트스위스 사태' 이후 대형은행에 더욱 엄격한 자본 요건을 적용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당시 크레디트스위스는 유동성 위기로 붕괴 위험에 내몰렸고, UBS가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하며 사실상 스위스의 마지막 대형은행으로 남게 됐다. 스위스에서도 은행법 개정에 대한 지지 여론이 높다.

그러나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UBS는 상당한 규모의 신규 자본을 보유해야 하며,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은 160억달러(약 2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은행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UBS 그룹 회장과 최고경영자(CEO)가 본사 이전 문제를 두고 "완전히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WSJ은 "UBS가 취리히에서 떠나게 되면 스위스 금융의 기수 역할을 하는 이 은행의 '스위스 정체성'은 약화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UBS가 의회를 설득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본사 이전을 거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실제로 본사 이전이 성사되더라도 UBS가 진행하는 스위스 국내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아예 외부 투자자에게 분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WSJ은 짚었다.

지난 1862년 설립된 UBS는 한때 자산 기준으로 세계 2위까지 올랐던 대형은행으로, 현재도 자산 관리 부문에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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