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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악관 주도 에너지 휴전 깨져... 러-우크라 서로 에너지 시설 공격 재개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젤렌스키-트럼프 갈등에 스타링크·정보 공유 중단 논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와 회동을 갖고 있다.EPA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와 회동을 갖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백악관이 추진해 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에너지 휴전' 노력이 사실상 무산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중부 지역을 향해 역대 최대 규모의 드론 공습을 감행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고를 무시하고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타격을 재개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랴잔 지역의 정유공장을 타격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간 사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선언했던 '에너지 휴전' 이후 우크라이나가 감행한 첫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디젤 연료 가격 상승의 원인이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타격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평화 회담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정유시설 공격을 일시 중단했으나 이제 제약은 끝났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은 랴잔 정유공장 외에도 러시아 보로네시 지역의 공군기지를 넵튠 순항 미사일로 공격해 수호이-34 전폭기 4대를 파괴하고 2대에 손상을 입혔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도 반격해 우크라이나 중부 키로보흐라드주에는 360대가 넘는 러시아 드론이 날아오면서 최소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으며, 주거지와 주요 기반시설이 파괴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국적으로 850대가 넘는 샤헤드 드론을 동원해 공습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전선은 흑해 민간 선박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루마니아 영해인 다뉴브강 하구에서는 중립국 선적의 화학물질 운반선 2척이 러시아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니쿠쇼르 단 루마니아 대통령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연안 근처에서 상선이 공격받고 선원들이 사망·실종되는 상황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미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프로그램 중단과 군사 정보 공유 중단을 위협하며 압박을 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주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국의 사전 경보를 받지 못했으며, 전선에서는 미군이 통제하는 군용 스타링크인 '스타실드' 프로그램 접근이 제한되어 드론 작전에 차질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미국 여야 상원의원단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도적으로 위성 및 정보 서비스를 제한했는지 조사할 것을 국방부에 요구했다.

영국의 웨스 스트리팅 국방장관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으로부터 스타링크 접근이 복구됐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미-우크라이나 간 정치적 균열은 쉽게 메워지지 않는 모양새다.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스타링크 차단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소셜미디어에 "젤렌스키가 물러날 때가 됐다"는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교체를 언급하는 등 불만을 드러냈으며, 젤렌스키는 영국 방송인 피어스 모건과의 인터뷰에서 배신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강력한 파트너를 잃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결단은 큰 정치적 위험을 동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완전히 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의 마리야 졸키나 애널리스트는 "기존의 신중한 접근법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자 젤렌스키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며 "미국에 정유소 타격을 지속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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