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 뱃길 적자 최대 70% 지원… '당일 왕복' 위기는 남아
정부, 제주~추자~완도 항로 추가 선정
최대 25t 차량 운송… 2년 연속 적자
산타모니카호 연말 운항 종료 예고
지원기간 11월까지… 후속대책 과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정부가 2년 연속 적자를 낸 제주~추자~완도 여객항로에 운항결손액의 최대 70%를 지원한다. 대형 차량과 생활물자 수송을 맡는 뱃길은 지원 대상에 포함됐지만, 추자도 주민의 제주 본섬 당일 왕복을 돕는 산타모니카호는 연말 운항 종료가 예고돼 해상교통 공백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1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26년도 하반기 연안여객항로 안정화 지원사업' 대상에 제주~추자~완도 항로가 추가 선정됐다. 정부는 해당 항로의 운항결손액을 예산 범위에서 최대 70%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송림해운이 운영하는 송림블루오션호다. 2024년 5월 취항한 이 여객선은 제주와 추자도, 전남 완도를 연결하며 승객과 차량, 생활필수품 등을 운송하고 있다.
문제는 운항 수익만으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송림블루오션호는 취항 이후 운항 결손이 이어지면서 최근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면 주민 이동뿐 아니라 생활물자와 대형 차량의 섬 반입·반출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송림블루오션호는 추자도에 기항하는 다른 여객선과 차량 수송 능력에서 차이가 크다. 진도~추자~제주 항로를 운항하는 산타모니카호는 1t 이하 차량만 실을 수 있지만 송림블루오션호는 최대 25t 차량까지 수송할 수 있다.
추자도처럼 육상 교통망으로 다른 지역과 연결되지 않은 섬에서는 여객선이 주민 이동과 생활물류를 함께 담당한다. 대형 차량을 수송할 수 있는 항로가 끊기면 일반 승객의 이동뿐 아니라 차량과 물자 운송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 지원은 적자로 운항 중단 위험이 있는 민간 여객항로의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 운항결손금은 선사가 여객선을 운항하면서 벌어들인 수입으로 관련 비용을 충당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이다.
해양수산부는 2018년부터 '연안여객항로 안정화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은 섬 주민이 하루 안에 육지를 왕복할 수 있도록 운항을 지원하는 '1일 생활권 구축 항로'와 적자가 지속되는 노선의 운항 중단을 막는 '적자 항로'로 구분된다.
이번에 선정된 제주~추자~완도 노선은 적자 항로에 해당한다. 정부는 기존 적자 항로 10곳에 더해 제주 항로를 지원 대상으로 추가했다. 지난 8월 18~28일 신청을 접수한 뒤 학계와 연구기관, 현장 전문가 등이 참여한 항로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결정했다. 민간 선사의 적자가 섬 주민의 교통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운항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구조다.
다만 이번 지원이 추자도 주민의 당일 왕복 문제까지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송림블루오션호와 별도로 운항 중인 산타모니카호의 운항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산타모니카호 선사인 씨월드는 영업적자 부담 등을 이유로 올해 12월 31일 운항을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제주도에 통보했다.
산타모니카호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149일간 운항이 중단된 바 있다. 제주도는 올해 운항 재개를 위해 19억5000만원의 운항결손금을 지원했지만 선사는 연말 운항 종료 계획을 다시 밝힌 상태다.
송림블루오션호가 남더라도 기존 운항 시간표로는 추자 주민이 제주에서 병원 진료나 생업 관련 업무를 마치고 당일 돌아오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대형 차량과 생활물자 수송을 담당하는 항로의 유지와 주민의 당일 왕복을 보장하는 문제를 구분해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의 이번 지원기간도 올해 11월 30일까지로 제시됐다. 지원 대상 항로 현황에는 송림블루오션호의 지원기간이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로 명시돼 있다.
따라서 올해 적자 보전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내년 운항까지 보장된다고 볼 수는 없다. 지원기간 이후 항로 운영 방안과 산타모니카호의 연말 운항 종료에 대비한 대체 교통수단 확보가 별도로 필요한 상황이다.
문대림 의원은 산타모니카호 운항 중단에 대비해 국비 지원 확대와 실제 운항 가능한 대체선박 확보, 국가보조항로 지정 검토 등을 촉구했다. 국가보조항로는 민간 운영만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항로에 국가가 재정을 지원해 해상교통을 유지하는 제도다.
김혜정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우리나라 국민이 어느 곳에 살아도 필요한 곳으로 쉽게 이동하고,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적자 항로 지원을 통해 섬 주민의 교통권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추자도 해상교통의 핵심 과제는 여객선의 운항 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주민이 필요한 시간에 섬과 제주 본섬을 오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번 정부 지원이 대형 차량과 생활물자 수송 항로를 유지하는 조치라면, 연말 운항 종료가 예고된 여객선에 대한 후속대책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남아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