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9.9 강진 발생" 日열도 경보 소동…8분 만에 취소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기상청이 관측 사상 최대 지진보다 큰 규모 9.9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잘못 판단해 일본 열도에 긴급경보를 발령했다. 실제 지진은 규모 6.9였고 일본에서 관측된 흔들림도 미약했지만, 경보에 연동된 방재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신칸센 운행까지 일시 중단됐다. 기상청이 긴급지진속보 경보를 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이날 낮 12시 40분 홋카이도부터 도쿄가 속한 간토, 도카이 지방 등에 긴급지진속보를 발령했다. 시스템이 쿠릴열도에서 규모 9.9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최대 진도 7의 흔들림을 예측한 데 따른 것이다. 경보는 8분 뒤인 낮 12시 48분 취소됐다.
규모 9.9는 지금까지 관측된 적 없는 초대형 지진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관측 사상 최대 지진은 1960년 칠레에서 발생한 규모 9.5 지진이다. 규모 9.9는 이보다도 방출 에너지가 약 4배 크다. 지진 규모는 1 커질 때마다 에너지가 약 32배 늘어나는 만큼 9.9와 6.9의 에너지 차이는 약 3만2000배에 달한다.
실제로는 낮 12시 38분께 러시아 캄차카반도 부근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약 160㎞로 추정됐다. 일본에서는 홋카이도 하코다테시에서 진도 1이 관측됐으며 강한 흔들림은 없었다. 쓰나미 우려도 없었다.
규모 6.9 역시 진원이 얕고 인구 밀집 지역과 가까우면 큰 피해를 낼 수 있는 강진이다. 다만 '규모'가 지진 자체의 크기를 나타내는 반면 '진도'는 특정 지역에서 나타나는 흔들림의 세기를 뜻한다. 같은 지진이라도 진원과의 거리와 깊이, 지반에 따라 흔들림과 피해가 달라진다.
이번에는 일본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곳에서 지진이 발생해 일본 내 흔들림은 약했다.
긴급지진속보는 지진 발생 직후 먼저 도달하는 작은 흔들림을 감지해 뒤이어 올 강한 흔들림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최대 진도 5약 이상의 흔들림이 예상되면 일반 국민에게 경보를 보낸다. 이번에는 진원 위치와 규모를 잘못 추정하면서 광범위한 지역에 강한 흔들림이 닥칠 것으로 판단했다.
경보의 여파는 교통망으로 번졌다. JR도카이는 방재시스템 작동으로 도카이도 신칸센 신요코하마∼도요하시 구간의 상·하행선 운행을 중단했다가 약 15분 만에 재개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정보 수집과 분석을 위해 관저에 머물렀다.
일본 기상청은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다. 에비타 아야타카 지진해일감시과장은 "실제보다 과장된 내용의 긴급지진속보를 발표해 많은 분께 큰 불편을 끼쳤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설비 등 하드웨어보다 정보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진 규모가 과도하게 산출된 원인과 프로그램의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는 조사 중이다. 사이버 공격 가능성은 해당 시간대 외부 접속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