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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러 제재 전격 유예…러 "역사적 순간" 환호 vs 우크라 "공격 부추길 뿐"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그레이엄 제재법' 일부 면제…중간선거 앞두고 러시아산 경유 공급 통한 유가 안정 포석
러시아 측 "제재 대신 상호 협력의 길…경제 대화와 평화 노력 계속될 것" 환영
젤렌스키 "침략자에 금전적 보상, 공격 무기한 연장할 명분" 강력 반발…미·우크라 갈등 심화

2025년 8월 15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을 위해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5년 8월 15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을 위해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마련된 대(對)러시아 제재법의 핵심 조항 시행을 전격 유예했다. 내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산 에너지를 통해 국내 유가를 잡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러시아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환호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강하게 반발하며 양국의 엇갈린 반응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 중간선거 의식한 트럼프, '그레이엄 법' 핵심 제재 면제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이 서명한 '린지 O.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에 규정된 제재 및 고율 관세 적용을 면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현시점에서 면제 조치를 내리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라고 밝혔다. 발효를 이틀 앞두고 제동이 걸린 이 법은 고(故)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러시아 고위 인사 제재는 물론 러시아산 에너지 상위 수입국의 미국 수출품에 최고 100%, 일부 러시아산 수입품에 500%의 관세를 부과하는 초강경 조치를 담고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에너지 공급망 확보와 유가 안정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이 국제 유가를 자극한다며 불만을 표출해 왔으며, 지난 9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해 러시아산 경유 30만t(톤)을 조만간 시장에 풀고 11월에 50만 톤을 추가 공급받기로 했다. 고강도 제재 법안이 원안대로 시행됐다면 이 같은 경유 공급 구상은 실현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현지 매체들의 분석이다.

■ 러시아 "경제 대화 이어갈 것" 환호…우크라 "전쟁 자금 지원" 맹비난

제재 면제 소식에 러시아 크렘린궁은 반색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대외 투자·경제 협력 부문 특별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은 진정으로 역사적 순간"이라며 "제재와 대립 대신 대화와 상호 협력의 길이 열렸다. 미국과의 경제 대화와 평화 구축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상회의 이틀째 일정에 합류한 가운데, 금요일 EU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적, 군사적 지원을 지속하고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를 진전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사진=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상회의 이틀째 일정에 합류한 가운데, 금요일 EU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적, 군사적 지원을 지속하고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를 진전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전날 러시아로부터 발전·송전 시설 15곳 이상을 공격받은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 공백'과 침략자에 대한 압박 완화는 푸틴에게 금전적 보상을 안겨주어 공격을 무기한 계속하도록 부추길 뿐"이라며 대러 압박 유지를 호소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의 불협화음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푸틴보다 상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하며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 필요성을 시사하는 등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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