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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바람' 타고 번진 美 캘리포니아 산불…1만6000명 대피령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건조한 계절풍 '샌타애나' 타고 확산…해안가 고급 주택 파손·소방관 2명 부상
오렌지카운티 산불 진화율 0%…11만 8000여 명 강제 단전 및 학교·도로 폐쇄
소방대원 800명 투입 총력전…과거 사례 따라 전력 설비 등 화재 원인 조사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후안카피스트라노에서 소방대원들이 주택을 집어삼킨 '노르테 산불'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이날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수백 에이커를 덮친 산불로 로스앤젤레스 남부의 수백만 달러 규모 고급 주택들이 불에 탔다. /사진=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후안카피스트라노에서 소방대원들이 주택을 집어삼킨 '노르테 산불'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이날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수백 에이커를 덮친 산불로 로스앤젤레스 남부의 수백만 달러 규모 고급 주택들이 불에 탔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오렌지카운티 일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강풍을 타고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는 건조한 계절풍이 불씨를 퍼뜨리면서 수천 가구에 대피령이 내려지고 주택이 불타는 등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정오께 오렌지카운티 샌클레멘테와 샌후안카피스트라노 인근에서 시작된 '노르테(Norte) 산불'이 주택가를 덮쳤다. 산불은 가을철 캘리포니아 특유의 건조한 계절풍인 '샌타애나(Santa Ana)'를 타고 저녁까지 약 570에이커(2.3㎢) 규모로 번졌으며 진화율은 0%에 머물고 있다. 불길이 북쪽 끝 주택가 외곽까지 들이닥치면서 해안가 고급 주택 최소 6채가 전소되거나 파손됐다.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 2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말리부 지역에서도 전날 발생한 '브라이슨 산불'로 인해 7000채 이상의 건물에 대피 경고가 내려진 상태다.

TJ 맥거번 오렌지카운티 소방청장은 샌클레멘테와 샌후안카피스트라노의 4600여 가구, 주민 1만6000명가량에게 대피령을 발령했다. 불길이 도시 코앞까지 다가오자 일부 주민들은 대피 전 지붕과 벽에 물을 뿌리며 필사적으로 화재 확산 저지에 나서기도 했다. 강풍 여파로 전력 설비 발화를 우려한 전력회사들이 강제 단전을 시행해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11만8000명 이상에게 전기 공급이 끊겼다. 또한 인근 주간고속도로 5번 구간이 수 시간 동안 통제되고, 샌후안카피스트라노의 학교 9곳이 문을 닫았다. 소방 당국은 현장에 400명의 대원을 투입한 데 이어 추가로 400명을 증원 중이며,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화재 관리 지원금을 확보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과거 캘리포니아의 대형 산불들이 강풍에 끊어진 전력 설비에서 시작된 사례가 잦아, 이번에도 관련 설비가 주요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미 국립기상청은 오렌지카운티 등 해안 지역에 17일 저녁 8시까지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샌타애나 강풍과 산불 위험을 높이는 건조한 기상 조건은 17일 밤을 지나 주말 후반에 접어들면서 점차 잦아들 것으로 예보됐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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