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혼자 싸우게 하지 않는다"…부상 경찰 회복 돕는 추석영 경사[넘버112]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추석영 서울청 경무기획과 복지계 경사 인터뷰
소방·의료기관과 협약해 신속 이송·치료 뒷받침
통합관리시스템 구축해 공상 지원 체계 정비

추석영 서울경찰청 경무기획과 복지계 경사. 사진=박성현 기자
추석영 서울경찰청 경무기획과 복지계 경사. 사진=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다친 동료가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공상 신청 절차는 조직이 챙겨야 한다."
추석영 서울경찰청 경무기획과 복지계 경사는 지난 16일 본지 인터뷰에서 '혼자 싸우게 하지 않는다'는 공상 지원 원칙을 수차례 강조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다 다친 동료에게 조직이 끝까지 버팀목이 돼야 한다는 신념이다.

순직·공상 지원 업무를 맡은 그는 경찰관이 자신의 부상이나 질병을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고 치료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당사자와 각 경찰서 담당자에게 공상 신청 절차와 구비 서류를 안내하고, 중상을 입은 경우에는 직접 찾아가 일대일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2016년 경찰에 입직한 추 경사는 서울 구로경찰서 교통조사계·범죄예방계 등을 거쳐 지난해 4월 서울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도로 위나 치안 접점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로 다치는 동료들을 수없이 목격했다. 특히 이들이 복잡한 행정 절차까지 감당하며 긴 시간 홀로 싸우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현장 동료들에게 실질적인 힘이 되고 싶어 서울청 순직·공상 지원 업무에 자원했다"고 말했다.

추 경사가 공상 지원 체계의 빈틈을 절감한 계기는 올해 초 발생한 서울청 경찰특공대원의 추락 사고였다. 그는 "레펠 훈련 중 다친 대원은 병원 4곳을 전전한 끝에 76분 만에 치료 가능한 병원에 도착했다"며 "기존 공상 지원은 사후적인 행정 절차에 치중돼 있었다. 사고 직후 이송과 치료 단계부터 대비하는 체계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추 경사는 서울청과 서울소방재난본부, 국립중앙의료원 간 업무협약(MOU)을 적극 추진해 지난 7일 체결까지 이끌었다. 핫라인으로 부상 경찰관의 수용이 결정되면 국립중앙의료원 외상 전문의가 환자 도착 즉시 진료하는 체계다.

MOU에는 공무상 재해 인정 전까지 진료비 납부를 유예하는 내용도 담겼다. 추 경사는 "통상 공상 신청 뒤 승인 여부가 결정되기까지 5개월가량 걸린다"며 "그동안 개인이 먼저 진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을 덜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추 경사는 관서별 안내 편차와 인사이동에 따른 지원 공백을 줄이기 위해 행정 체계도 정비했다. 그는 "담당자가 바뀔 때 공상자 명단이 제대로 인계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며 "누가 담당하더라도 같은 수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순직·공상 통합관리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상 발생부터 처리·지원까지의 이력과 관련 서류를 한곳에서 관리해 담당자가 필요한 자료를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관계 기관이 발간한 수백 쪽의 공상 안내 책자도 현장 경찰관과 담당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5쪽짜리 매뉴얼로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교대·야간근무와 긴급 출동 등 경찰 업무의 특성이 공상 심사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관계 기관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추 경사는 "정신질환처럼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공상 인정이 보다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 경사는 "다친 동료의 가족으로부터 긴 투병 생활을 견딜 힘이 됐다는 말을 듣거나, 회복한 동료가 무사히 현장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현장 동료를 챙기는 따뜻한 경찰관으로 기억되고 싶다. 다쳤을 때 혼자 고민하지 말고 언제든 손을 내밀어 달라"고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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