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알래스카 LNG 발표 성급했다".. 美하원 전 의원들, 韓투자수익 확보권리 인정
16일 방한한 美 민주·공화 전직 하원의원 인터뷰
알래스카 LNG 투자 압박에 "정치적 판단 개입해선 안 돼"
고율관세도 비판에 대해서도 "대미투자 독려하면서 비용 높여"
트럼프발 생활비 부담·경제정책 역풍에 민주당 하원 탈환 전망하기도
韓에는 "美 의회 권력 교체 기회 삼아 백악관 넘어 워싱턴 인맥 확대하라" 조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투자를 기정사실화한 것은 성급한(premature) 발표였다."
지난 16일 국회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론 클라인(Ron Klein) 전 미국 민주당 연방하원의원은 한국의 대미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2007~2011년 하원 금융서비스·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고 현재 미국 대형 로펌 홀랜드앤나이트에서 연방정부 대관 업무를 맡고 있는 클라인 전 의원은 "미국 내에서 낙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조차 알래스카 LNG 사업이 현실화하려면 최소 5~10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알래스카에서 정치적 점수를 얻으려 했던 게 아니겠나"라고 짚었다.
공화당 출신 미미 월터스 전 연방하원의원도 투자에 정치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했다. 2015~2019년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에서 활동하고 현재 미국 전력솔루션 기업 최고상업책임자(CCO) 등을 맡고 있는 월터스 전 의원은 "한국은 투자수익을 확보할 모든 권리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협력의 기회로 활용하되 사업 실현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둘러싼 이들의 발언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에너지 투자를 성과로 내세우는 동안 정작 미국 내에서는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 전직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관세 등 경제정책이 오히려 정치적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클라인 전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등에 일률적으로 5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데 문제를 제기하며 포스코와 고려아연을 사례로 들었다. 이들처럼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거나 현지 투자를 확대하려는 한국 기업에 대미투자를 독려하면서도 정작 고율관세로 투자 비용을 높이는 정책적 모순을 지적한 것이다. 월터스 전 의원도 클라인 전 의원의 관세 비판에 "나 역시 반대한다. 나는 공화당원이지만 자유시장주의자로서 관세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즉각 동의를 표했다.
이 같은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은 중간선거의 핵심 변수인 생활비 문제와도 이어진다. 클라인 전 의원은 휘발유와 주거비, 금리, 식료품 가격 부담을 거론하며 "유권자들은 견제와 균형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생활비 부담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견제 심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화당 출신 월터스 전 의원도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현실적으로 적어도 하원에서는 권력 교체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상원은 접전으로 예상하면서도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경우 상임위원회 주도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투자정책에 대한 의회 견제가 강화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미국 의회의 권력 재편 가능성은 한국의 대미 외교에도 새로운 변수다. 강경화 주미한국대사가 최근 백악관과 소통에 어려움을 토로한 가운데, 클라인 전 의원은 백악관만 두드릴 것이 아니라 미 의회와 워싱턴 정가의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민주당 하원의원 출신으로 현재 워싱턴 대형 로펌에서 연방정부 대관 업무를 맡고 있는 클라인 전 의원은 미 의회 의원들과 관계를 구축하고 대사관을 비롯한 다양한 외교 채널을 가동할 것을 주문했다.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면 상임위원회 주도권까지 바뀌는 만큼, 차기 의회에서 영향력이 커질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전직 의원 출신 대관 전문가들이 보유한 워싱턴 정가의 인적 네트워크까지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들 미국 전직 연방 하원의원들은 사단법인 김창준한미연구원의 초청으로 지난 8~17일 열흘간 방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들은 국회와 산업 현장들을 시찰했다.
[email protected]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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