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해도 이상 없는데 왜 아플까"…아이 배앓이의 숨은 원인찾는다
[파이낸셜뉴스] 하루 100번 넘게 트림을 하던 13세 소년의 배앓이 원인은 싫어하는 음식을 먹어야 했던 식사 시간의 스트레스였다.
민수(가명·13·남)는 잦은 트림과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 진료실에서 의사가 증상을 묻자 보호자들이 대신 원인을 짐작했지만, 정작 민수는 말이 없었다. 식사 시간마다 쌓인 스트레스가 몸의 증상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은 이후에야 밝혀졌다.
고등학생 성재(가명·17·남)도 복통과 설사로 체중이 늘지 않아 위·대장 내시경 검사까지 받았지만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원인을 몰라 애태우던 중 단서는 성재의 기억 속에서 나왔다. 초등학생 시절 학교에서 대변을 본 일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은 뒤부터 증상이 시작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은 민수나 성재처럼 소화기·영양 관련 증상을 겪는 소아청소년을 위한 심층 진료를 개설해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진료는 소아청소년과 최연호 교수가 맡으며,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진행된다.
대상은 복통과 구토,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을 동반하고 성장·발육이 더딘데도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한 소아청소년이다. 여러 검사에서 특이 소견이 없는데도 일상에서 고통을 겪는 환자와 가족을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소아청소년의 두려움이나 불안이 신체화장애로 이어진 경우 짧은 진료 시간 안에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고, 약물 처방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오랜 기간 고통받는 사례가 많다. 이는 최 교수가 저서 '통찰지능', '기억 안아주기', '의료쇼핑, 나는 병원에 간다' 등에서 꾸준히 강조해왔다.
최 교수는 "환자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답이 있지만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며 "심층 진료는 이러한 병원의 철학을 구현하는 작지만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