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는 건 다 먹었는데"…'간 손상'에 울컥한 영양제 맹신자, 탈모는 '덤'이라는 [똑똑한 웰니스]
[파이낸셜뉴스] 약사나 인플루언서가 영양제를 추천하고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영상에 이끌려 종합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 등을 중복 복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필수 영양소라 할지라도 섭취량이 체내 처리 한도를 넘어서면 '독소'로 돌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영양소는 결핍뿐 아니라 과잉 축적 됐을 때도 심각한 질환을 부른다. 특히 소변으로 배출되는 수용성 비타민과 달리 지용성 비타민이나 미네랄은 체내에 축적되며 서서히 독성을 나타낸다. 보건당국과 의학계가 영양소마다 '상한섭취량'을 규정해 둔 이유다.
최근 면역력 향상과 항산화 성분으로 입소문을 탄 '셀레늄'도 과잉 섭취하면 셀레늄 중독증(Selenosis)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PubMed)에 등재된 국제 학술지 '큐리어스(Cureus)'의 논문 'SNS 유행 다이어트 및 보충제의 피부 증상'에 따르면, 셀레늄을 과다 섭취할 경우 입에서 쇠 맛이 나거나 호흡에서 마늘 냄새가 나고 만성 피로와 위장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부작용이 장기화되면 모근 세포와 손발톱이 손상돼 광범위한 탈모와 손발톱 박리·변형이 진행된다. 연구진은 섭취를 중단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지만, 완전한 회복까지는 수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경고했다.
피부 재생과 시력 보호에 필수적인 '비타민 A'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고함량 비타민 A 제제나 유도체를 임의로 장기 복용하면 두개내압 상승으로 인한 극심한 두통, 피부 건조증과 함께 모발 성장 주기를 단축시켜 대량의 휴지기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에너지 대사와 피로 해소에 관여하는 비타민 B군 중 '나이아신(비타민 B3)'도 경계 대상이다. 해당 성분은 디톡스나 고함량 활력 보충제에 흔히 쓰이지만 과다 복용 시 급격한 모세혈관 확장을 일으켜 안면 홍조, 타는 듯한 피부 작열감, 가려움증을 부른다. 이를 단순 알레르기 반응으로 오인, 복용을 지속하면 간 독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듯 '필수 영양제'라고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약인성 간 손상 네트워크(DILIN)의 대규모 코호트 추적 연구에 따르면, 전체 약인성 간 손상 원인 중 20% 이상이 병원 처방약이 아닌 '처방전 없이 복용하는 건강보조제(HDS)'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 용량을 고려하지 않고 영양제를 섞어 먹는 이른바 '보충제 칵테일' 복용이 해독 시스템에 과부하를 준 결과다.
SNS에서 확산되는 정보도 영양제 오남용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콘텐츠의 상당수는 특정 영양소의 단편적 효능만 설명할 뿐, 하루 상한섭취량이나 부작용은 제대로 고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보충제는 많이 먹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부족한 영양소를 상한선 내에서 정밀하게 채우는 것이 핵심"이라며 "영양제를 추가하기 전에는 복용 중인 영양제의 전성분표를 비교해 특정 비타민과 미네랄이 일일 상한섭취량을 초과하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영양성분 상한섭취량은 보건복지부에서 제공하는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김현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