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뛰던 20대, 또 쓰러졌다…"죽음에 이르는 달리기" 황영조 조언 재조명
[파이낸셜뉴스] 20대 여성이 마라톤 대회 도중 쓰러져 심정지로 숨지는 비극이 발생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또 다른 마라톤 대회에서 20대 참가자가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18일 경북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50분께 경주 성동동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A씨가 실신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전신 쇠약, 고열 등의 증세를 보이는 A씨를 병원에 이송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치료받은 뒤 퇴원한 걸로 파악했다"며 "대회는 큰 부상자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최근 러닝 열풍이 불면서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는 가운데, 이와 같은 인명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2026 서울레이스' 하프코스에 참가했던 20대 여성 유모씨가 결승점을 불과 500m가량 앞둔 20.6km 지점에서 쓰러져 심정지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바 있다.
같은 날 울산에서 열린 '2026 울산마라톤대회'에서도 참가자 21명이 어지럼증과 구토, 고열, 전신 쇠약, 다리 경련, 실신 등의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처럼 마라톤과 관련한 사고가 잇따르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은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조형'에 영상을 올려 기록에 집착하는 러닝 문화를 지적했다.
황 감독은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 러닝을 하는 것인데, 건강을 위한 달리기가 죽음에 이르는 달리기가 되고 있다"며 최근 SNS를 통해 자신이 뛰는 모습을 매일 공유하고, 단기간에 풀코스를 완주한 기록을 자랑하는 '과시형 러닝' 문화를 지적했다.
이어 "일반인들은 잠도 충분히 자지 못하고 업무 스트레스도 있는데 훈련까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에 참가하기도 한다"며 "건강이 아닌 과시를 위해 무리하게 달릴 때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엘리트 선수들도 기권을 많이 한다.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잘 뛰는 사람이고, 멈출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을 안다는 것"이라며 "자신의 실력을 넘어선 섣부른 풀코스 도전보다는, 충분한 거리와 시간주 훈련을 거친 뒤 하프코스부터 단계적으로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임지용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뉴스1에 "젊은 사람의 갑작스러운 심정지는 드물지만 응급실에서는 운동 중에 발생한 사례를 직접 경험하기도 한다"며 젊고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온 사람이라도 심장 관련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운동 중 심정지는 드물지만 젊은 층에서도 심근병증이나 선천성 관상동맥 기형, 유전성 부정맥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젊고 체력이 좋거나 그동안 문제없이 달렸다는 사실만으로 심장질환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