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잇따른 고발...직권남용·업추비 의혹, 형사책임 입증 '험로'
제청권 행사 법리 해석 엇갈려
업무추진비는 사적 유용·고의 입증 관건
[파이낸셜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고발이 잇따르고 있지만, 실제 형사책임을 규명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이 적지 않다는 법조계 관측이 나온다. 대법관 제청 과정의 직권남용 의혹은 권한 행사의 위법성을,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의혹은 실제 집행 경위와 조 대법원장의 관여 여부를 각각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는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지연 및 서면 제청 논란, 격려금 지급과 업무추진비 사용 의혹 등을 둘러싼 고발 사건이 접수돼 있다. 공수처는 대법관 제청 관련 사건을 수사1부에 배당한 바 있다.
앞서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 대법원장 관련 고발 사건이 6건 이상 접수됐다고 밝혔다. 대법관 제청 지연 의혹과 관련해 대법원에 자료를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자료 요청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다만 공수처 측은 이후 업무추진비 의혹과 관련한 자료 요청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 진행 상황에 해당한다며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법관 제청 관련 사건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직무유기죄 성립 여부가 주요 쟁점이다.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려면 조 대법원장이 법률상 직권을 남용했는지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대통령의 구체적인 권리행사가 방해됐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 직무유기 역시 법률상 의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의식적으로 포기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된다.
업무추진비 의혹은 성격이 다르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8월 정기감사에서 대법원이 2022년부터 2024년 4월까지 대법관들에게 매달 평균 200만원의 격려금을 현금으로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업무추진비로 1억여원 상당의 와인을 구매하면서 사용 용도를 불분명하게 기재한 사실도 지적했다.
여기에 업무추진비 집행 과정에서 식사 참석 인원을 실제보다 부풀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관련 사안에 조 대법원장이 관여하지 않았으며 참석 인원 기재 문제도 실무자의 실수라는 입장이다.
법조계는 업무추진비 집행이 부적정했다는 감사 결과와 형사범죄 성립 여부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수사기관으로서는 실제 지출 목적과 사용처를 확인하고, 조 대법원장의 고의 및 관여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내 법률사무소의 강성신 대표변호사는 "업무추진비가 정당하게 사용됐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며 "업무와 관련된 지출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실제 사용 목적이 사적인 것인지, 업무상 필요한 것이었는지를 구분하는 게 우선"이라고 짚었다.
김승현 법무법인 JR 대표변호사는 "업무추진비가 사적으로 유용됐다고 하더라도, 조 대법원장에게 고의가 있었는지 별도로 입증해야 한다"며 "실무진이 자체적으로 처리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개인의 형사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대법관 제청 관련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서도 제청권 행사에 관한 법적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두 의혹 모두 형사처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의혹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도 고발된 상태다. 시민단체들은 지난 16일 조 대법원장 등을 허위공문서 작성·행사와 국고 손실 등 혐의로 고발했다. 김지용 중수청장은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이 고발될 경우 수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고발 건수보다 개별 혐의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수사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며 "제청권 행사에 대한 법리적 판단과 업무추진비 집행 과정의 사실관계 확인이 각각 요구되는 만큼 수사기관의 향후 조치가 주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