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오스넷, 송변전 넘어 BESS·데이터센터 동맹
지난해 MOU에서 MOA로 격상, EPC·운영관리 기술 협력 강화
[파이낸셜뉴스] 호주 빅토리아주 전력망을 운영하는 오스넷과 현대건설의 협력 범위가 송변전 설비를 넘어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BESS)·데이터센터 등 계통 연계 사업으로 넓어진다. 현지에서 굵직한 에너지 파트너 두 곳을 확보하며 호주 인프라 시장 선점에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19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한우 대표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멜버른의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CIP) 호주 사무소에서 이화 루 CIP 플래그십 투자부문 파트너 등 경영진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두 회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이에 딸린 인프라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데 힘을 합치기로 했다.
CIP는 세계 최대 그린 에너지 투자·운용사로 꼽힌다. 호주를 포함해 30개국 이상에서 풍력·태양광·에너지 저장장치·그린 수소·탄소 포집 및 저장(CCS) 등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어, 현대건설과 손잡을 수 있는 분야가 폭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튿날인 16일(현지시간)에는 멜버른 오스넷 본사에서 합의각서(MOA)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이 대표와 데이비드 스메일스 오스넷 대표 등 양측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두 회사는 이번 MOA로 이미 진행 중인 전력 인프라 사업에 더해, 신재생에너지의 유연성·안정성·활용성을 끌어올릴 BESS와 데이터센터 등 계통 연계 분야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인력 교류를 토대로 설계·조달·시공(EPC)과 운영·관리 부문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장기 파트너십도 꾸준히 다져 나가기로 했다.
오스넷은 빅토리아주 최대 에너지 네트워크 기업이다. 전력·가스 배전망과 주 전역을 잇는 송전망 등 3대 핵심 인프라를 운영한다. 2022년 2월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이 이끄는 컨소시엄에 인수되며 비상장사로 전환했다.
현대건설과는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본사에서 MOU를 맺은 뒤 송변전 인프라 구축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다. 당시 협약에는 글로벌사업부장이 나섰지만 1년여 만에 대표가 직접 현지 본사를 찾았고, 협약 형태도 MOU에서 MOA로 바뀌었다.
현대건설의 호주 공략은 2024년 4월 시드니 지사 설립을 기점으로 속도가 붙었다. 같은 해 10월 남호주 주정부와 신재생에너지·인프라·주택 분야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었고, 지난 9월에는 시드니 채스우드 초고층 아파트 개발 사업 투자 계약에 서명하며 주택 개발에도 발을 들였다.
이 사업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과 함께 채스우드역 인근에 45층, 260가구 규모 임대 아파트를 짓는 것이다. 총사업비는 3500억원으로, 내년 3월 본공사에 들어가 2029년 10월 입주를 목표로 한다.
현대건설은 이번 두 건의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협력망을 계속 넓혀, 호주의 전력망 건설과 재생에너지 개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호주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소비 증가와 재생에너지 전환이 맞물리며 정부 주도로 대규모 전력망 확충이 이뤄지는 등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의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이 글로벌 선도기업들과의 중장기적 파트너십을 통해 호주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