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 나무가 산불 통로"…산지 인근 변전소 520곳 조경 의무 없앤다
[파이낸셜뉴스]산지에 있거나 산지와 가까운 변전소는 앞으로 조경 공간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변전소 안에 심은 나무가 산불이 전력설비로 번지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한국전력은 기존 변전소의 조경수목을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정비하고, 비운 공간을 산불 차단용 안전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전은 산지 인근 변전소의 조경 의무를 면제하는 법령 개정에 맞춰 가을철 전력설비 산불 예방 활동을 강화한다고 19일 밝혔다.
계기는 지난해 3월 영남권 대형산불이었다. 당시 산지에 자리한 변전소 안 조경구역 일부가 불에 타면서 인접 전력설비로 불이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변전소 설비가 피해를 입으면 장기간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현행 건축법 등은 200㎡ 이상 대지에 건축물을 지을 때 연면적에 따라 대지면적의 5~15% 이상을 조경 공간으로 꾸미도록 하고 있다. 산불 위험이 큰 산지 변전소에도 나무를 심어야 했던 셈이다.
이에 한전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 법령 개정을 추진했고, 지난 7월 28일 개정 '건축법 시행령' 제27조가 시행됐다. 산지 또는 산지 경계에서 50m 이내 대지에 짓는 변전소는 조경 의무가 면제된다.
적용 대상은 산지에 있거나 인접한 기존 변전소 367곳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설 변전소 153곳 등 520곳이다. 앞으로 건설되는 변전소도 입지 조건에 맞으면 면제를 받는다.
한전은 기존 변전소의 경우 산불 위험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2029년까지 조경수목을 정비하고, 신설 변전소는 설계 단계부터 조경을 빼기로 했다. 확보한 부지는 산불 확산을 막는 안전공간으로 활용한다. 아울러 가을철 산불조심기간 동안 변전소 주변 위험 요인 점검과 감시도 강화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이유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