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시아/호주

美 통신장비 수입 장벽에 日, '동맹 예외' 추진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미·일, 정보통신 협의체 신설
日, 자국산 장비 규제 제외 요구
AI 데이터센터 부품 공급이 쟁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미국과 일본 정부가 정보통신기기 수입규제 등 경제안보 현안을 논의할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이 중국을 비롯한 외국산 제품을 배제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용 부품·소재의 원활한 공급 등을 위해 협력 방안을 찾는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통신정책을 담당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와 일본 총무성은 지난 16일 협의체 신설을 핵심으로 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협의는 분기마다 한 차례 열며 이르면 연내 첫 회의를 개최한다. 미국 국방부와 일본 외무성 등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FCC는 '외국산' 드론과 가정용 공유기의 수입을 사실상 금지했다. 부품의 65%를 초과하는 비중을 미국에서 조달하고 미국 내에서 조립하면 미국산으로 인정하지만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외국산으로 분류한다.

지난 7월에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버터(전력변환장치)도 수입금지 대상에 추가됐다. 일본 기업 사이에서는 규제 대상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일본은 새 협의체를 통해 수입금지 조치가 자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일본산 제품이 '동맹국 제품'으로 우대받도록 한다는 목표다.

미국 정부는 특별 심사를 통과한 외국산 제품의 수입을 허용하는 제도를 이미 마련했다. 인버터는 국방부와 국토안보부가, 휴머노이드 로봇은 국방부가 심사를 맡는다. 다만 심사에 시간이 오래 걸려 기업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동맹국인 자국 제품의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 등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지난 7월 동맹국 제품이 수입금지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당장 최대 쟁점은 FCC가 수입금지 대상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광트랜시버'다. 광트랜시버는 광신호를 송수신하는 장치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통신에 널리 쓰인다. 중국 기업이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 기업도 핵심 부품과 소재를 포함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잇따르고 있어 미국산 제품만으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일본 정부는 협의를 통해 일본산 광트랜시버와 관련 부품·소재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미국 공급망에 포함하도록 요구할 전망이다.
바이든 전 행정부 당시 FCC의 수입규제는 중국산 제품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우회수출 차단 등을 이유로 외국산 제품 전반으로 규제를 확대했다. 이를 미국 내 '제조업 부활'로 연결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수입규제 #정보통신기기 #일본 #정부 #미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