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친일파 글씨 '셀프 전시'에 고개 숙인 유홍준…여야 질타 [2026 국감]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소장 사실 미공개도 사과…野 사퇴 요구 잇따라
최초 출품 목록에 없던 작품…추천·검증 절차도 도마
미국 전시 '시왕도' 위작 의혹에는 "진품" 반박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자신의 소장품인 친일파 글씨를 애국지사 유묵으로 잘못 전시한 일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사과했다. 여야는 검증 부실과 소장 사실 미공개를 함께 문제 삼았고, 야당은 사퇴를 요구했다.

■오인 전시에 두 차례 사과…野 사퇴 요구
유 관장은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내주신 깊은 신뢰와 박물관 직원들의 노력으로 쌓아 올린 가치가 저의 중대한 불찰로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밝혔다. 국민과 애국지사 유족, 박물관 직원들에게 사과하며 두 차례 고개를 숙였다.

문제가 된 작품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출품된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한 그릇의 밥도 다 나라의 은혜)이다. 박물관은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소개했으나, 외부 제보 뒤 작품을 전시에서 철수하고, 전문가 7명의 검증을 거쳐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로 결론 내렸다. 유 관장이 2019년 온라인 경매에서 5만원에 구입한 소장품이라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80년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에 오점을 남긴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당 김승수 의원은 관장의 소장품 출품이 작품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박물관 윤리 규정 위반과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앞선 사과에서 자신의 소장품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이유를 따졌다. 유 관장은 미술사가로서 실수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를 주저했다며 "그게 저의 큰 실책이었다"고 답했다. 같은 당 조계원 의원의 질의에는 처음에는 개인 자랑으로 비칠까 소장 사실을 밝히지 않았고, 오인 전시가 확인된 뒤에는 부끄러운 마음에 공개를 주저했다고 설명했다.

■검증 절차 도마…'시왕도' 위작 의혹도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박물관 제출 자료를 근거로 해당 작품이 지난 2월 3일 확정된 최초 출품작 목록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5월 8일 유 관장이 추천한 뒤 같은 달 19일 출품동의서와 인수증이 작성됐고, 22일 관장 보고를 거쳐 전시 위치가 확정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예 전문가 참여나 별도의 비교 검증이 없었고, 선정·승인 관련 문서도 작성하지 않았다는 게 조 의원의 지적이다.

유 관장은 감정을 받았느냐는 김승수 의원 질의에 "나 자신이 서예사 전공자라서 확신했다"고 답했다. 부여문화원에 기증할 계획으로 출품한 것이라며 사적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기관장으로서 출품이 적절한지 세심히 따지지 못한 점은 자신의 불찰이라고 인정했다.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특별전에 대여한 '시왕도' 3점의 위작 의혹도 거론됐다. 시왕도는 죽은 이의 죄를 심판하는 열 명의 왕을 그린 불화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우택 동국대 명예교수가 일본에서 제작된 상업적 위작일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유 관장은 "위작이 절대 아니다"라며 학계에서도 진품으로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고려와 원나라 중 어느 쪽 작품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장인서 기자


#유홍준 #국정감사 #국립중앙박물관 #일반시국은 #시왕도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