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슨엔 날 세우고 워싱턴엔 신중..당청, 연말 전작권 협의 앞두고 대미관계 줄타기
김민석·김병주, 브런슨 전작권 전환 조건 재검토·DMZ 발언 반박
연말 SCM 앞두고 전환 주도권 기싸움으로 李 임기 내 환수 지원 나서
다만 李·트럼프 골프 정상외교 앞둔 만큼 워싱턴과 정면충돌은 자제
대미투자·호르무즈 파병 협상 앞둬…李 골프외교 통한 담판 염두에 두고 실무선 확전 자제
[파이낸셜뉴스] 당청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조건 재검토론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미국 행정부와의 정면충돌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이 전작권 전환 조건에 반영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내 조기 환수 구상에도 변수가 생긴 가운데, 연말 한미안보협의회의(SCM)와 대미 투자 후속 협상 등 굵직한 현안까지 풀어야 해 당청의 대응도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당 유튜브 방송 '민티07'에서 브런슨 사령관이 북한의 미사일 능력 발전 등 달라진 안보 환경을 이유로 전작권 전환 평가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안보 환경이 변했기 때문에 특별히 더 뭘 바꿔야 한다고 할 이유는 없다"고 못 박았다. 브런슨 사령관은 앞서 주한미군의 다영역특임부대(MDTF) 배치 필요성을 설명하며 베이징과 서울의 거리를 언급한 바 있다.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 견제까지 확대하려는 구상과 맞물려 전작권 전환 조건에도 대중국 대응 능력이 반영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당청이 우려하는 부분은 평가 기준 변경이 전작권 환수 일정의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현재 전작권 전환 조건은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과 북한 핵·미사일 대응 능력,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 세 가지다. 여기에 대중국 대응 능력이나 역내 안보 작전 기여도까지 반영되면 검증 범위가 넓어지고 절차도 길어질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임기 종료 시점인 2030년 6월까지 전작권 환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추가 조건은 정부의 시간표를 흔들 수 있는 변수다. 이 대통령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전작권을 '군사주권'의 문제로 규정하며 "반드시 조기에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작권 환수를 미국의 평가에 따른 권한 이양에 그치지 않는 주권의 문제로 접근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브런슨 사령관을 둘러싼 논란은 전작권 전환 조건을 넘어 영토 주권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이 "유엔사의 관점에서 대한민국은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고 발언한 데 대해 김 대표는 "굉장히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방정책특별보좌관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전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해당 발언을 두고 "한미 합의 정신을 깨뜨렸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청은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과 미국 행정부의 공식 입장을 구분하며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김 대표와 김 특보 모두 사령관의 발언을 비판하면서도 워싱턴과는 온도 차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령관에 대한 비판이 미국 정부와의 갈등으로 번지는 상황은 경계하는 것이다.
이는 당장 연말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를 좁혀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11월로 예상됐던 제58차 SCM은 양국의 주요 일정 조율 등이 맞물리면서 12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부는 올해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무리하고 전환 목표연도를 도출한다는 구상이지만, 검증 결과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를 좁혀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브런슨 사령관의 평가 기준 재검토론까지 더해지면서 SCM에서는 기존 전환 조건의 충족 여부뿐 아니라 평가 기준의 적용 범위를 놓고도 이견이 불거질 수 있다.
전작권 외에도 한미 간 조율이 필요한 현안은 산적해 있다. 미국 측의 연내 투자금 일부 선송금 요구에 더해 미국 내 원전·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의 투자 조건과 1500억달러(약 210조원) 규모의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의 자금 집행 방식도 협의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협상 의제는 경제·안보 전반으로 확대됐다. 김 특보는 안보와 통상 등 현안을 별개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러 의제가 동시에 협상 테이블에 오른 만큼 실제 협의 과정에서 서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을 준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정상 간 직접 소통에도 나서고 있다. 김 특보 역시 골프 회동을 통한 트럼프 대통령 직접 설득 필요성을 언급했다.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전작권 전환 조건과 시점부터 대미투자와 호르무즈 파병까지 얽힌 현안의 접점을 정상외교에서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이다.[email protected] 송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