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무자본 M&A 뒤 50억대 주가조작…전업투자자 첫 재판서 혐의 일부 인정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차명계좌 9개로 3만221차례 시세조종 주문
주문 사실 인정하면서도 부당이득액 다퉈

서울남부지법 전경. 연합뉴스
서울남부지법 전경.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코스닥 상장사를 무자본 인수한 뒤 주가를 조작해 5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전업투자자가 1심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노유경 부장판사)는 20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업투자자 박모씨와 수성웹툰 전 대표 김모씨, 자회사 전 사내이사 강모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박씨 측 변호인은 "시세조종 주문을 낸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부당이득이 50억원 이상이라는 부분은 다툰다"고 말했다. 외부 요인에 따른 주가 상승분까지 부당이득액에 포함됐다는 취지로, 구체적인 산정 방식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겠다는 주장이다.

김씨 측은 의견서를 냈고, 강씨 측은 공소장과 수사기록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공소청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5월 15일부터 같은 해 7월 10일까지 차명 증권계좌 9개로 고가매수 6899회·물량소진 2만371회 등 총 3만221차례의 시세조종성 주문을 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거나 유지하고, 약 57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김씨는 같은 해 3월 무자본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수성웹툰의 최대주주 지분 19.96%를 18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들에게 원금 보장과 투자수익의 70% 지급을 약속해 자금을 모으고, 인수 대상 회사의 주식을 담보로 145억원을 대출받는 방식이었다.

공소청은 김씨가 투자자에게 지급할 수익금을 마련하고 담보주식의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시세조종을 계획하고, 강씨를 통해 박씨에게 30억원 이상의 자금을 건네며 시세조종을 의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씨는 계좌 제공과 자금 관리를, 박씨는 차명계좌를 활용한 주문 실행을 각각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가는 2017년 5월 12일 종가 1만4200원에서 2주 뒤인 같은 달 26일 장중 최고 2만100원까지 올라 약 41.5% 상승했다.

김씨와 박씨는 지난 8월 4일 구속기소됐으며, 강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7일 진행된다.

[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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