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손배소 2심도 정몽구재단 손...현대차증권 90억여원 배상
[파이낸셜뉴스] 현대차증권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복합 리조트 개발 사업 투자와 관련해 150억원대 원금 손실을 입은 현대차 정몽구재단에 90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2심 판결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4-1부(남양우·홍성욱·박재우 고법판사)는 최근 정몽구재단이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증권이 재단의 전체 손실액 151억900만원 중 60%에 해당하는 90억654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배상하도록 한 1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됐다.
사건의 발단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증권은 정몽구재단과 자산관리 일임계약을 맺고 자금을 운용하던 중, 2018년 11월 재단 측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더 드루 라스베이거스' 리조트 개발 사업에 쓰이는 브릿지론 중순위(메자닌) 대출채권 기초 사모펀드 투자를 권유했다. 정몽구재단은 이에 동의해 2019년 1월 해당 펀드에 150억원을 투자하고 환헤지 비용 8억7700만원을 납입했다.
현장 공사는 얼마 안가 중단을 맞았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네바다주 정부가 사업장 폐쇄 조치를 내리면서다. 시행사가 채무를 갚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고, 2021년 2월 선순위 채권자가 담보 부동산 소유권을 대물변제 방식으로 넘겨받게 됐다. 재단 측 펀드가 가진 채권은 후순위에 속해 결과적으로 원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졌다.
2021년 3월 기준 잔존 가치는 7억6800만원에 그치며 151억900만원이 전액 손실 처리됐다. 이에 재단 측은 2021년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최욱진 부장판사)는 현대차증권의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현대차증권이 투자설명서에 '소유권에 대한 후순위 담보'가 설정된다고 기재했으나, 실제 투자 구조상 부동산 직접 담보권이 아닌 차주의 지분 질권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투자설명서에 'LTV 34.3% 수준으로 낮아 유사시 자산 처분만으로 상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점도 문제 삼았다. 완공 여부나 비용 증가에 따라 가치가 급변할 위험을 일반 투자자인 재단 측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다만 1심 재판부는 현대차증권이 고의로 기망한 것은 아니며,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대외 변수가 발생한 점, 투자상품의 특성상 자기책임 원칙이 적용되는 점 등을 고려해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재단 측이 주장한 부동산 소유권 양도 제도(DIL) 조항 미고지로 인한 기망·착오 취소 주장 등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 역시 1심의 사실인정과 책임 제한 비율 등 법적 판단에 오류가 없다고 보고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개발 사업이 실패하면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것과 달리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음을 충분히 설명했어야 한다"며 "일반 투자자인 재단 측이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는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