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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보수 덤핑 '제동'… 한공회, 금감원에 감리 요청 검토

김경아 기자,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운열 회장, 빅4 대표와 회동
감사시간 축소·품질 저하 우려
업계의 저가 수임 경쟁에 칼 빼
'자제 권고' 넘어 경각심 높이기

감사보수 덤핑 '제동'… 한공회, 금감원에 감리 요청 검토

한국공인회계사회가 회계법인들의 감사보수 덤핑 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외부감사 계약을 따내기 위한 저가 수임 경쟁이 감사시간 축소와 감사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부실감사 가능성이 높은 사례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에 특별감리 필요성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안까지 추진한다. 회계법인 간 출혈 경쟁이 업계 내부의 갈등을 넘어 자본시장의 회계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20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사진)은 최근 삼일PwC·삼정KPMG·딜로이트안진·EY한영 등 빅4 회계법인 대표들과 회동하고 외부감사 시장의 과당 경쟁과 감사품질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의 핵심 화두는 감사보수 인하를 앞세운 수임 경쟁이다. 회계법인들이 기존 고객을 유지하거나 신규 감사계약을 확보하기 위해 보수를 지나치게 낮추면서 적정 감사시간과 인력 투입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회계업계에서는 특정 회계법인의 저가 수임 관행을 둘러싼 공방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보수 인하 경쟁이 심화하면서 회계법인 간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회계업계 고위 관계자는 "특정 회계법인의 감사보수 후려치기가 심각하다는 주장을 놓고 회계법인들 사이에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며 "단순히 어느 회계법인이 더 낮은 보수로 계약을 따냈는지를 따지기보다 업계 스스로 적정 감사보수와 감사품질을 지킬 수 있는 자정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공회가 주목하는 것은 저가 수임 자체보다 그에 따른 감사품질 저하 가능성이다. 감사보수가 낮아지더라도 충분한 감사인력과 시간을 투입해 필요한 감사절차를 수행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수임 경쟁 과정에서 감사시간과 절차까지 줄어들 경우 부실감사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공회는 적정한 감사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간과 절차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등 감사품질 저하가 우려되는 사례에 대해 금감원에 특별감리 필요성 검토를 요청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감사보수 인하 경쟁에 대한 자제 권고를 넘어 감독당국의 감리 가능성을 통해 감사품질 관리에 경각심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낮은 보수를 앞세워 감사계약을 확보하더라도 감사업무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면 감독당국의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외부감사 시장에서는 회계법인 간 수임 경쟁이 심화하면서 감사보수 인하 압박이 지속돼 왔다. 기업 입장에서는 감사비용을 줄일 유인이 크고, 회계법인 역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보수 인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감사보수가 감사업무의 난이도나 투입 인력보다 계약 수주 경쟁에 좌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문제는 감사보수 경쟁의 부작용이 개별 회계법인의 수익성 악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충분한 감사시간과 전문인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회계오류나 부정 징후를 발견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결국 감사품질 저하는 기업 재무정보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공회가 빅4 회계법인 대표들과 직접 감사시장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회계법인들이 적정한 감사업무 수행 원칙을 확립하지 못할 경우 저가 수임 경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감사보수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부실감사로 판단할 수는 없다. 실제 투입된 감사시간과 인력, 수행 절차, 감사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한공회의 특별감리 검토 요청 역시 금감원의 감리 착수나 제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회계업계에서는 이번 움직임이 외부감사 시장의 경쟁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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