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예외' 결정 못한 與…"시점 못박지 않고 숙의"
정부 메가 프로젝트 뒷받침 위해
민주, 초광역특구법 발의했지만
노동특례 포함·미포함 2개 제출
각계 의견 듣고 결정한다는 입장
국힘은 "전향적으로 규제완화를"
더불어민주당이 20일 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와 지역 균형성장 정책을 뒷받침할 '초광역특구법'을 발의했다. 당내 쟁점이었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주52시간제 예외 적용) 등 노동특례를 포함하는 안과 포함하지 않는 안을 모두 발의했다. 충분한 숙의를 거친다는 입장이지만 합의에 실패할 경우 사업의 방향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또 애초 법안 명칭을 '메가특구특별법'으로 검토했지만 '초광역특구법'으로 바꾸기로 했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한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한정해 '호남 특혜' 우려가 나올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번 기회에 주52시간제 예외 적용 관철을 촉구했다.
■320여개 규제특례…기업 등이 선택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초광역특구법을 발의한다며 "수도권에 집중된 성장의 기회를 전국으로 넓히고, 각 지역이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도록 뒷받침하는 법"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법안에는 기업과 지방정부가 필요한 규제특례를 선택할 수 있도록 320여개 '메뉴판식 특례'와 40여개 정책지원 패키지를 담았다. 인프라 조성과 시설 설치부터 정주여건 개선, 인재 활용, 연구개발(R&D), 노동시간 및 전략산업별 특례 등을 망라했다.
법에 명시되지 않았으나 기업이 필요로 하는 규제특례도 신속확인과 실증특례·임시허가·수요응답형 규제유예 등을 통해 지원하도록 했다. 재생에너지 특별선도단지를 도입해 기업이 요구하는 친환경에너지를 현지에서 생산·소비하는 '지산지소'형 공급체계도 마련한다.
재정·세제·금융 지원도 담겼다. 특별보조금 신설과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한 재정지원, 정책금융·신용보증 우대, 창업·벤처기업 지원, 조세·부담금 감면 등이다. 손해배상 책임보험 가입 의무와 부동산 투기 방지조항도 뒀다. 지역균형성장이라는 법안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사후관리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노동특례는 별도 숙의
핵심 쟁점은 고소득·R&D 노동자의 주52시간제 예외 적용 등 노동특례다. 해당 조항이 최종안에 포함될지가 향후 법안 처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영계는 급변하는 산업환경과 R&D 경쟁에 대응하려면 노동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 속에서 노동규제가 경쟁력 확보를 가로막는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동계는 특구 내 예외가 노동규제 전반의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산업계와 노동계의 요구를 함께 고려해 노동특례를 포함한 안과 제외한 안 등 두 법안을 발의했다. 두 안을 함께 심사해 최종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 원내대표는 "법안의 주요 쟁점인 노동시간 특례 등을 둘러싸고 각계각층에 다양한 의견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처리 시점을 못 박지 않고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각계의 목소리를 폭넓게 듣고 향후 병합 심사를 통해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PPA 확대·전기요금 감면 추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차원의 별도 법안도 이르면 다음 주 발의될 예정이다. 당초 산자위 소관으로 분류됐던 초광역특구법은 규제완화가 핵심이라는 이유로 정무위원회 소관으로 변경됐다. 산자위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산업 현장의 요구가 일부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산자위 소속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공개된 안에 전력구매계약(PPA) 확대 조항 등을 더해 발의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게만 허용된 PPA를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 등으로 넓히는 내용이다.
기상에 좌우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비재생에너지로 기업의 선택지를 넓히려는 취지다. 막대한 전력과 고온의 열(스팀)이 동시에 필요한 반도체 공정에서 열병합발전으로 생산한 전기와 열을 직접 공급받으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 안에는 특구 내 기업의 전기요금을 최대 50% 감면하는 특례도 담겼다. 병역지정업체인 특구 내 기업이 종사자를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할 때 우대하는 병역특례도 포함해 투자 유인을 높일 방침이다.
■국힘, 주52시간 예외 적용 촉구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노동특례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과거 반도체특별법 처리 과정에서도 민주당은 노동계 반발에 직면하자 주52시간제 예외 적용 조항을 삭제한 채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첨단 기술 연구 직종 관련해서는 주 52시간제가 의미가 없다"며 "이제 와서 민주당이 뒷북을 치지만 이번 기회에 (주 52시간제가) 풀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형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