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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경? 중수청?…‘관할 중복’ 기업범죄 수사권 누가 맡나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수사기관 간 관할조정 과제로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범죄도 중복
사건 배분·이첩 기준 협의 중요
관할조정협의회 내년 2월 가동
각 기관 힘겨루기로 번질우려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으로 기업범죄 수사체계가 재편되면서 수사기관 간 관할 조정이 과제로 떠올랐다. 중수청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의 수사범위가 겹치는 데다 산업통상부도 기술유출 특사경 도입을 추진하면서 기업범죄 수사 주체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20일 법조계와 관계 당국에 따르면 산업부는 전날 제76회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열고 기술유출 특사경 도입 방침을 밝혔다. 산업부 소속 공무원에게 직접 수사권을 부여해 기술유출 범죄에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1일 산업부 소속 4~9급 공무원에게 산업기술보호법과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위반, 대외무역법상 전략물자 불법수출 등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부여하는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문제는 기존 수사기관과의 역할 분담이다. 현재 지식재산처 특사경은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와 특허권 침해 등을 수사한다.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죄는 현행 직무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관련 전문성을 갖춘 산업부에 수사권을 부여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산업부는 국가핵심기술과 첨단전략기술 보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다만 중수청법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죄를 일정 범위에서 중대범죄 수사대상에 포함하고 있어 관할이 겹친다. 경찰 역시 서울과 경기 등에 산업기술 유출 전담 수사조직을 두고 있다. 중수청은 다른 수사기관과 수사가 중복되면 사건 이첩을 요청할 수 있고, 요청받은 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응해야 한다. 산업부 특사경 출범 이후 사건 배분과 이첩 기준을 둘러싼 협의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자본시장 범죄 분야에서도 관할 중복이 예상된다. 중수청법은 자본시장법 위반 범죄를 수사대상에 포함해 시세조종과 미공개정보 이용,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 특사경의 수사범위와 겹친다. 중수청은 자본시장법 위반 외에도 횡령·배임 등 관련 범죄를 수사할 수 있지만, 특사경은 법령상 직무범위 내에서만 수사해야 한다. 이에 대형 로펌들은 자본시장 특사경이 이미 수사 중이거나 강제수사에 착수한 사건을 어느 기관이 맡을지 협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관할 경합을 조정할 제도적 장치도 아직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상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 설치 조항은 내년 2월 시행된다. 그전까지는 기관별 협의와 사건 이첩 절차에 의존해야 한다. 협의체 출범 이후에도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실효성 있는 조정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중수청과 경찰, 특사경은 물론 특사경끼리도 수사 관할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며 "기관 간 힘겨루기로 이어져 성과가 날 만한 사건을 힘이 센 기관이 가져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의가 되지 않아 관할 다툼이 생기는 것인데 협의체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법원에 관할 판단을 맡기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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