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에게 골까지 맡긴다고?"…공격수보다 미드필더가 더 많이 넣는 아틀레티코의 기막힌 현실
아틀레티코 시즌 22골 중 미드필더가 11골
공격수 득점은 5골…수비수 6골보다 적어
이강인 2골·바에나 5골, 득점의 핵심으로
西 엘파이스 "이강인 가짜 9번 기용도 시도"
[파이낸셜뉴스] 축구에서 득점은 공격수의 고유 권한이자 가장 중요한 임무다. 그런데 공격수보다 미드필더가 두 배 이상 많은 골을 터뜨리고, 심지어 수비수조차 공격수보다 득점이 많은 기이한 팀이 있다. 바로 이강인(25)이 활약 중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마드리드)다.
AT마드리드는 올 시즌 공식전에서 총 22골을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미드필더진이 합작한 골이 무려 11골로, 전체 득점의 정확히 절반(50%)을 차지한다. 반면 득점을 책임져야 할 공격수들의 골은 단 5골에 불과하다. 수비수들이 넣은 6골보다도 초라한 수치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파이스'는 20일(한국시간) AT마드리드의 이례적인 득점 구조를 집중 분석하며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전술적 변화를 조명했다. 그 중심에는 알렉스 바에나와 함께 이강인의 이름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미드필더 11골 중 바에나가 5골을 터뜨리며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올라 있고, 이강인과 줄리아노 시메오네가 각각 2골, 조니 카르도소와 파블로 바리오스가 1골씩을 보탰다. 반면 야심 차게 영입한 훌리안 알바레스와 알렉산데르 쇠를로트 등 핵심 공격수들은 아직 공식전 마수걸이 골조차 신고하지 못하며 심각한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공격수들의 부진을 2선 자원들이 메우고 있는 형국이지만, 이는 시메오네 감독의 철학이 투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현역 시절 거친 미드필더였던 그는 훈련장에서 선수들에게 "골은 페널티킥 지점에 있다!"며 측면 크로스만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박스 안으로 침투할 것을 강하게 주문해 왔다. 지난 시즌 2선 득점력에 불만을 표했던 시메오네 감독의 요구가 올 시즌 수치로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전술 기조 속에서 이강인에게도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다. 파리 생제르맹(PSG) 시절 주로 측면과 중원의 윤활유 역할을 맡았던 이강인은, 이제 AT마드리드에서 직접 골문을 타격하는 득점원의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다. 엘파이스는 "시메오네 감독이 공격진의 빈공을 타개하기 위해 이강인과 바에나를 최전방 '가짜 9번(False 9)'으로 기용하는 실험까지 진행했다"고 전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강인을 최전방에 세운다는 것은 그의 뛰어난 탈압박 기술과 슈팅 능력을 벤치에서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올 시즌 2골을 터뜨린 이강인은 앞선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기점 패스, 에스파뇰전 패스 성공률 93% 등 본연의 플레이메이킹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공격 전개 능력에 직접적인 득점력까지 장착한다면 그의 전술적 가치는 천정부지로 솟을 전망이다.
과거 AT마드리드가 라리가 우승을 차지했던 2013~2014시즌(36%)과 2020~2021시즌(34%) 모두 미드필더들의 득점 비중이 훌륭했다. 올 시즌의 50%라는 수치는 초반이긴 하나, 시메오네식 '미들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 전술의 극단을 보여준다.
단순한 도우미를 넘어 팀 전체 득점의 9%를 책임지며 해결사로 진화 중인 이강인. 측면과 중앙, 최전방 가짜 9번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는 그의 발끝이 오는 21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와의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서도 득점포를 정조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