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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 '뇌물·원가부정' LIG D&A에 24개월 입찰제한… 개청 이래 최고 수위 제재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개청 이후 최대 뇌물액' 장기간 계획적 비리에 무관용 원칙 적용, 국가 안보 신뢰 훼손 엄벌
김일동 차장 "방산 비리 결코 용납 불가"… 민간위원 참여 속 입찰 제한·과징금 심도 논의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K-방산 입찰제도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K-방산 입찰제도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방위사업청이 뇌물 수수와 원가 부정 등 대형 방산 비리를 저지른 방위산업체에 최고 수위의 강력한 법적 제재를 단행했다. 방사청은 2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LIG D&A에 대해 개청 이래 국가계약법령이 규정한 법정 최고 수준인 '입찰참가자격 제한 24개월' 처분을 심의·의결했다.

김일동 방사청 차장(위원회 위원장)은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방위사업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불법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무관용 원칙을 철저히 적용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번 심의는 지난 8월 20일 검찰이 발표한 LIG D&A 뇌물 및 원가부정 사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이뤄졌다. 위원회는 관련 계약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 뇌물 제공 행위와 부정한 원가 산정 내역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심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다수의 민간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해당 업체의 소명과 진술을 청취하는 절차도 진행됐다. 위원회는 부정행위의 위법성 강도는 물론, 이번 제재 처분이 향후 방위사업 추진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저울질한 끝에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7조에 의거한 최고 수준의 제재인 '2년 입찰 제한'을 최종 결정했다.

글로벌 방산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경우, 방산 비리와 원가 부정을 저지른 업체에 대해 사법적 엄벌과 함께 실리적인 행정 통제를 병행하는 '징벌적 이중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미 연방 법무부(DOJ)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대형 방산기업 레이시온(RTX)이 패트리어트 미사일 및 레이더 시스템 납품 과정에서 계약 단가를 부풀린 허위청구법(FCA) 위반 혐의 등을 적발해 지난 2024년 10월 최종 합의로 결론 내렸다. 이 사건은 2019년부터 5년간의 집요한 추적 수사 끝에 범행 전모가 밝혀졌으며, 레이시온 측에 부과된 총 벌금 및 환수 배상액은 9억5000만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였다.

특히 미국 연방조달규정(FAR)의 '부정당업자 제재' 제도에 따르면 염결성(Business Integrity)을 훼손한 기업은 최소 3년에서 영구적으로 정부 계약 입찰 참여가 박탈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을 독점 생산하는 레이시온을 시장에서 단번에 퇴출시킬 경우, 미 군당국의 무기 조달 중단과 우방국 안보 공백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에 미국 정부는 무조건적인 퇴출 대신 기업을 강제로 살려두되 철저히 통제하는 '행정 협정(Administrative Agreement)'을 체결했다. 레이시온은 입찰 자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3년간 정부가 지정한 독립 감시인을 본사에 상주시켜 원가 산정을 실시간 감시받고 고강도 준법 프로그램을 의무화해야 하며, 유예 기간 중 추가 비리가 적발되면 즉시 영구 퇴출당하는 엄격한 사후 통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원가 부정과 허위 청구 등 방산 비리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집행하는 미국 등 선진국의 강력한 안보 투명성 시스템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국내 방산업계 전반에 구조적 쇄신을 압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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