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종이 등록증 안 줘서"…역삼동 연쇄 방화 70대, 4년 전에도 '휘발유 난동'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강남 특허법인 2곳 연쇄 방화로 19명 부상…동묘앞역 인근서 긴급체포
2022년에도 직원 몸에 휘발유 뿌리고 위협해 징역 2년 6개월 실형 전력
해외 특허 '종이 등록증' 발급 불가 안내에 앙심…"사기 쳤다"며 보복 범행

역삼동 빌딩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방화 용의자 70대 이모 씨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이씨는 이날 7분 간격으로 발생한 두 건의 화재로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뒤 도주했다가 약 4시간 만인 오후 4시 16분께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뉴스1
역삼동 빌딩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방화 용의자 70대 이모 씨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이씨는 이날 7분 간격으로 발생한 두 건의 화재로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뒤 도주했다가 약 4시간 만인 오후 4시 16분께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특허법인 사무실 두 곳에 잇달아 불을 질러 19명의 부상자를 낸 70대 남성이 4년 전에도 같은 이유로 휘발유 난동을 벌여 실형을 살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방화 용의자 70대 이모 씨는 이날 오전 11시 55분경부터 약 7분 간격으로 역삼동 소재 빌딩 두 곳에 연쇄 방화를 저질렀다. 두 건물 모두 특허법인이 입주한 곳으로, 이 불로 5명이 중상을 입고 14명이 경상을 입었다. 범행 후 도주한 이 씨는 오후 4시 16분경 서울 지하철 동묘앞역 인근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 씨는 수서경찰서로 압송되면서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에게 "특허 법무법인에서 사기를 쳤다"고 소리치며 불만을 드러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씨의 이러한 앙심은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지난 2019년 자신이 개발한 '균형잡기 운동기구'의 특허 출원을 의뢰한 뒤 "종이로 된 등록증을 발급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특허법인 측이 "유럽 등 일부 국가는 정책상 종이 등록증을 발급하지 않는다"고 안내하자 이를 사기로 여기고 범행을 계획했다.

이후 이 씨는 2022년 12월 29일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페트병에 담아 특허법인 두 곳을 차례로 찾아갔다. 그는 직원들의 얼굴과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가스라이터로 불을 켤 듯이 위협하고 도망가는 직원을 향해 가위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이 씨는 2023년 4월 1심에서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복역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씨가 범행을 반성하며 다시는 피해자들을 찾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을 양형에 일부 참작했다. 그러나 이 씨는 출소 후 자신이 위협했던 동일한 특허법인들을 다시 찾아가 기어코 끔찍한 연쇄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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