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초국가범죄 범정부 대응 1년…검거 2.5배↑·피해신고 95% 급감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동남아 검거 834명·도피사범 송환 655명 보이스피싱 피해액 57.5% 감소 박왕열 송환·해외 범죄조직 거점 단속 성과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대규모 스캠 범죄를 저지른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이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뉴스1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대규모 스캠 범죄를 저지른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이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초국가범죄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에 나선 지 1년 만에 동남아 지역 범죄자 검거 인원이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캄보디아 스캠 범죄와 관련한 납치·감금 등 피해신고는 95% 넘게 줄었다.

21일 정부가 발표한 '초국가범죄 범정부 대응 1년 성과'에 따르면 지난 1~9월 동남아 지역 범죄자 검거 인원은 834명으로 전년 동기(340명) 대비 2.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해외 도피사범 송환 인원 역시 254명에서 655명으로 2.6배 늘었다.

범죄 피해 관련 지표도 개선됐다. 캄보디아 스캠 범죄와 연관된 납치·감금 등 피해신고는 지난해 386건에서 올해 19건으로 95.1% 하락했다. 같은 기간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 건수는 1만8746건에서 9333건으로 50.2% 줄었으며 피해액도 9867억원에서 4196억원으로 57.5% 감소했다.

정부의 초국가범죄 대응은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 납치·살해 사건이 발생하는 등 해외 범죄조직에 의한 피해가 잇따르면서 본격화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3일 관계장관회의에서 수사·외교·사법·금융 등 관계기관의 역량을 결집해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29일 범정부 협의체인 '초국가범죄 특별대응TF'가 출범했다. 현재 외교부와 법무부, 금융위원회, 경찰청, 국가정보원 등 10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중심으로 해외 범죄거점 단속과 주요 조직원 검거, 도피사범 송환 등을 추진해 왔다.

대표적인 성과는 해외 범죄조직에 대한 대규모 검거와 송환이다. 지난해 10월 캄보디아에서 스캠 범죄조직에 가담한 피의자 64명을 전세기로 강제송환한 데 이어 11월에는 한국·캄보디아 경찰의 합동 근무체계인 '코리아전담반'을 설치했다. 같은 달 한국인 대학생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인 중국인 리광호도 검거됐다.

지난 1월에는 한국인 869명을 상대로 약 486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73명을 한꺼번에 국내로 송환했다. 정부는 이를 역대 최대 규모의 단체송환 사례로 설명했다.

장기간 해결되지 않았던 해외 도피사범 송환도 이뤄졌다. 필리핀에 수감돼 있던 박왕열은 국내 마약 유통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지만 약 10년간 국내 송환이 성사되지 못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간 공조를 강화했으며 지난 3월 이 대통령이 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직접 국내 인도를 요청한 이후 같은 달 25일 송환이 이뤄졌다.

박왕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단서를 토대로 태국에 있던 마약공급책 최병민도 추가로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해외 불법 도박조직에 대한 수사도 이어졌다.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10조원 규모 불법 도박사이트 조직의 총책을 검거하고 지난 7월 4일 국내로 송환했다. 지난 14일에는 3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의 총책급 핵심 조직원도 송환했다.

범죄조직이 단속을 피해 다른 국가로 거점을 옮기는 이른바 '풍선효과'에도 대응했다. 캄보디아 단속 이후 카자흐스탄으로 활동 거점을 옮긴 한국인 스캠 조직을 추적해 지난 7월 23일 조직원 14명을 검거하고 국내로 송환했다.

마약 밀반입 차단에도 관계기관의 공조가 집중됐다. 정부는 5개 우편집중국에 2차 저지선을 구축하는 등 단속을 강화해 지난 1~9월 총 1339㎏의 마약을 적발했다. 국내 반입 목적의 적발 실적만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앞으로 해외 범죄거점 단속과 총책·핵심 조직원 검거, 범죄수익 환수, 피해자 구조·보호 등을 연계해 초국가범죄 조직의 활동 기반을 차단할 방침이다.
제도적 대응도 병행한다. 지난 6월부터 금융위원회의 신종피싱 의심계좌 거래정지 제도가 시행됐으며8월에는 범죄자가 사망하거나 해외로 도피하더라도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독립몰수제 관련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1년은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역량을 하나로 모아 대한민국의 초국가범죄 대응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 시간이었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초국가범죄가 근절될 때까지 정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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