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불태울 권리 없다"…이탈리아 '폭력·약탈' 밀라노에 군 병력 500명 투입
멜로니 총리 긴급회의…치안 유지 위해 군인에게 일시적 경찰권 부여 추진
물가고 항의 시위가 폭동으로 변질…명품 매장 약탈 등 14억원대 피해
연행자 80%가 10대…정부, 미성년자 '예방적 구금' 및 일부 통행금지 검토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정부가 물가 상승과 공공서비스 악화에 항의하다 폭력·약탈로 변질된 밀라노 도심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500명 규모의 군 병력을 전격 투입한다.
20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과 코리에레델라세라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긴급 내각 회의를 열고 밀라노의 치안을 확보하기 위한 '안전한 거리' 작전 강화 방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 방안에 따라 밀라노에 추가 배치되는 500명의 군 병력은 경찰과 함께 현장에 투입되며 일시적으로 경찰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 다만 국방부는 군 병력이 시민과 상업 시설을 보호하는 방어적 역할만 수행하며, 시위대를 겨냥한 공격 작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사태는 지난 주말인 17일부터 18일까지 밀라노 도심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가 촉발했다. 애초 평화롭게 시작됐던 집회는 복면을 쓴 일부 청년들이 상점 창문을 부수고 약탈과 방화를 일삼으며 폭동으로 번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차 등이 심하게 파손되고 진압 경찰 14명이 부상을 입었다. 밀라노 상공인연합회는 두오모 광장 주변 고급 상점들의 피해액만 약 100만유로(약 14억9000만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와 맞물려 트럭 운전사들의 시위까지 겹치면서 유명 파스타 제조업체 '룸모'가 원재료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 물류 대란도 벌어지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된 270여 명 가운데 80% 이상은 미성년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범행 가능성이 있는 위험 인물을 미리 가두는 '예방적 구금'의 적용 대상을 성인에서 18세 미만 청소년까지 확대하고, 도심 일부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리는 강경책을 적극 검토 중이다.
멜로니 총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는 권리지만 도시를 불태우는 것은 권리가 아니다"라며 "치안 담당자를 공격하고 도시 전체를 인질로 잡는 자들은 폭력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귀도 크로세토 국방장관 역시 이번 사태를 소셜미디어 등을 악용한 "비전통적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규정했다. 현지 경찰은 오는 24일에도 추가 시위가 예고돼 있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