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cm에 34kg…아픈 父 방치해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딸, 혼자 떡볶이 먹어
[파이낸셜뉴스] 아픈 고령의 아버지를 식사와 돌봄 없이 방치해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30대 딸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지난 20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3부(김기풍 부장판사)는 존속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39)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7월 22일까지 인천 미추홀구 소재의 자택에서 아버지 B씨(76)에게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B씨는 고령과 기력 저하로 혼자 식사를 하거나 대소변을 보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A씨는 아버지를 병원이나 요양 시설에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웃이 챙겨준 밥과 반찬도 아버지에게 주지 않았고, 자신은 건물 계단에서 혼자 컵떡볶이를 먹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난해 5월 30일에도 음식을 사려고 밖으로 나왔다가 주저앉아 인근 병원에서 전신쇠약 진단을 받았다. 앞서 관할 행정복지센터는 같은 달 13일 B씨를 사례관리자로 등록하고 도시락과 먹을거리를 지원했지만 A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집 앞에 두고 돌아간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아버지가 숨지기 나흘 전에도 복지센터 직원들이 방문하자 문을 잠근 채 열어주지 않았고, 사망 당일에도 이들을 내쫓고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B씨는 지난해 7월 22일 오후 6시 37분께 영양실조 등으로 인한 전해질 불균형으로 숨졌다. 사망 당시 키는 170㎝, 체중은 34㎏에 불과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열악한 환경에 누워 있던 B씨를 발견했다.
평소 월세와 노령연금을 받아 생활하던 A씨는 아버지가 숨진 날에도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1차 민생회복지원금을 신청해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아버지를 지속적으로 돌봤기 때문에 유기할 의도가 없었고, 자신의 행동과 아버지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치료가 필요한 아버지를 부양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장기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범행 기간과 패륜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치료 필요성을 인식했고 복지 담당 공무원의 지원을 일부 받았는데도 최소한의 보살핌 없이 장기간 피해자를 방치했다"며 "피해자는 숨질 때까지 상당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