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허브 19개 지표 제시… 제주, 부지·재정 실행력 시험대
과기정통부, 4개 분야 평가기준안 공개
국제기구도 심사… 후보 3곳 현장실사
제주 국제연수 7049명 실적 확보
12월 넷째 주 최종 입지 선정 목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정부가 글로벌 인공지능(AI) 허브 입지 심사에 산업·연구 기반과 외국인 정주여건, 지방정부의 부지·재정지원 능력 등 19개 지표를 제시했다. 제주도는 16년간의 국제연수 경험과 별개로 실제 시설·인력·예산 확보계획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최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입지 선정 공청회 발표 내용을 종합하면 정부는 △AI 허브 핵심 기능 수행 역량 △정주여건 △지방정부 추진역량 및 실행체계 △국가전략 부합성 및 정책 기여도 등 4개 분야 19개 세부지표로 후보지를 평가하는 기준안을 마련했다.
이번 평가기준은 확정안이 아니다. 정부는 공청회 의견과 참여 국제기구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영역별 배점과 세부 판정 기준을 확정한 뒤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AI 허브는 국제기구와 다자개발은행, 국내 대학·기업·연구기관이 공동사업을 수행하는 국제협력 거점이다. 정부는 지난 5월 9개 국제기구와 5개 다자개발은행이 참여한 비전 선포식을 열고 2027년 개소 목표를 제시했다. 주요 사업은 기후·보건·식량·일자리 등 국제 현안의 AI 활용과 정책·표준 개발, 교육·훈련이다.
평가에서는 지역의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 산업 기반과 최근 3년간 AI 사업 수행 실적, 국제협력 경험 등을 살핀다. 국제기구 직원의 장기 근무를 고려해 국제공항과 고속철도 접근성, 주거·의료·교육시설도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지방정부의 지원 약속을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지가 주요 평가 요소다. 부지·건물 제공과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업무공간, 재정지원, 전담조직, 컴퓨팅 자원 확보 등을 평가한다.
재정지원은 제안 금액뿐 아니라 지방의회 의결과 투자심사, 예산 확보, 관계기관의 자원 제공 확약 등 이행 근거를 확인한다. 국제기구가 요구하는 필수 시설과 보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평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입지 선정에는 국제기구도 직접 참여한다. 정부가 제시한 평가안은 글로벌 AI 허브 추진위원회 민간위원과 산학연 전문가, 참여 국제기구 대표 등 세 그룹의 평가점수를 각각 3분의 1씩 반영하는 방식이다.
서면평가와 발표평가를 거쳐 후보지 3곳을 선정한 뒤 현장실사를 통해 최종 입지 1곳을 결정한다. 정부는 10월 말 공모를 시작해 약 35일간 신청을 받고 12월 넷째 주 입지를 확정하는 일정을 제시했다.
제주는 국제협력 분야에서 기존 운영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제주연구원이 지난 9월 발표한 정책이슈브리프에 따르면 서귀포시의 유엔훈련연구기구(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는 2010년부터 국제연수사업을 운영해 왔다. 지난해에는 150여개국에서 7049명이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포용적 디지털 거버넌스 교육에도 63개국 509명이 참여했다. 제주혁신도시에는 개발도상국 대상 디지털 국제협력사업을 수행하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글로벌센터와 국제협력 조직도 자리하고 있다.
다만 국제연수 운영 실적과 글로벌 AI 공동사업 수행 역량은 별개의 평가 대상이다. 기존 국제협력기관의 참여 범위와 연구·산업 기반, 국제기구 직원이 장기간 근무할 시설과 생활환경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유치 경쟁지역들은 기존 기반을 앞세우고 있다. 인천은 송도국제도시의 국제기구 집적과 국제공항 접근성을, 경기 고양은 킨텍스 국제회의시설과 광역교통망을 강조하고 있다. 14일 공청회에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산업·교통 인프라 격차를 평가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제기됐다.
제주도는 이창흠 기후경제부지사를 단장으로 실무 전담팀을 구성하고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 전담팀은 AI혁신추진단을 중심으로 국제협력, 정주여건, 동향·홍보, 실증모델 등 4개 분과로 운영하며 제주연구원이 정책 자문에 참여한다.
이번 공모에서 제주가 제시해야 할 핵심 자료는 후보부지와 업무공간의 확보 상태, 재정지원 이행 근거, 국제기구 상주 여건, 국내외 공동사업 수행계획이다. 구체적인 지원조건과 평가항목별 배점은 정부가 확정할 공모지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