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 방화범, 말통·인화물질 미리 샀다…계획범행 시인
범행 사흘 전부터 도구 구입·준비
"특허법인에 사기당해…겁주려 했다"
경찰, 2차 조사 후 구속영장 신청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발생한 연쇄 방화 사건의 피의자가 범행을 사전에 계획하고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는 특허법인 2곳이 허위 특허등록증을 발급하는 등 자신에게 사기를 쳤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21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역삼동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 피의자인 70대 남성 A씨를 상대로 야간에 1차 조사를 진행했다. A씨는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대체로 시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전인 지난 16일 주거지 인근에서 플라스틱 말통 2개와 라이터, 인화물질 등을 구입하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당일에는 주거지에서 택시를 타고 범행 장소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특허법인 2곳에서 허위 특허등록증을 발급하는 등 자신에게 사기를 쳤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해당 법인들에 겁을 주고 관련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는 취지다.
실제 A씨는 전날 오후 6시 15분께 수서경찰서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에게 "특허 법무법인에서 사기 쳐서"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전날 오전 11시 54분께 강남구 역삼동 신명빌딩 3층에서 처음 발생했다.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인 해당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1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 2명은 중상, 9명은 경상을 입었다.
첫 화재 발생 7분 뒤인 낮 12시 1분께는 직선거리로 약 170m 떨어진 한양빌딩에서도 불이 났다.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인 건물 4층에서 시작된 화재로 8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두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모두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두 건물 모두 불이 시작된 층에 특허법인이 입주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명빌딩은 발화 지점인 3층에, 한양빌딩은 발화 지점인 4층을 포함해 3~5층에 특허법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경찰은 A씨가 해당 법인들에 앙심을 품고 연쇄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화재 현장에 대한 2차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추가 감식을 통해 정확한 발화 지점과 화재 경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A씨를 상대로 2차 조사를 진행한 뒤 이날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피해자에 대한 치료비 지원 등 보호 및 지원 조치도 병행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