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레 ETF 도입은 종속된 금융감독체계의 결과"..금감원 노조 "실질적 독립성 보장해야"
"금융위 지도·감독, 예산 승인…소신 있는 의견 내기 어려워"
감독규정 제·개정·안건 상정 권한 요구…원장 인사청문회도 제안
[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졸속으로 도입된 배경으로 종속된 금융감독체계를 꼽았다. 실질적 독립이 이뤄지지 않은 금융감독기관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정책 집행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21일 금감원 노조는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의 주범은 1999년 금융감독원 출범 이후 정책에 종속될 수 밖에 없도록 개악된 현행 금융감독체계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금융위의 금감원 지도·감독 및 예산 승인 권한을 국회로 이관하라고 요구했다. 또 금감원장 임명 시 국회 인사청문회를 도입해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국회 정무위 금감원 국정감사 과정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으로 인해 발생한 금융소비자 피해에 대해 책임을 묻는 질의가 다수 있었다"면서 "금감원은 행정부에서 추진하는 금융정책에 부작용과 문제점이 있더라도 예산 등 기관 차원의 불이익을 받을 우려로 인해 소신있는 의견을 내기 어려운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고 했다.
실제 현행 금융감독체계는 행정부(금융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을 지도·감독하며 정원과 예산을 승인하는 구조다. 금감원은 금융위에서 추진하는 금융정책에 부작용과 문제점을 인지하더라도 각종 불이익을 우려해 다른 의견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노조는 "정책 수립 후 추진 과정에서 부작용과 문제점이 조기 포착되더라도 금감원은 감독규정 제·개정 및 안건 상정 권한이 없어 적시성 있는 대응이 어럽다"며 "결국 금융소비자 피해가 가시화될 경우 사후적인 감독 책임을 묻게 되면서 공공기관 지정 논의 또는 유보조건 부과 등 행정부의 통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 실패 과정에서 현행 금융감독체계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금융소비자 피해가 확대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현행 감독체계가 도입된 2008년 이후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2013년 동양그룹 CP 사태, 2020년 사모펀드 사태 등이 모두 현행 체계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현행 금융감독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금감원이 실질적으로 독립성을 갖춘 금융감독기구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감독체계 개편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노조는 우선 금융위의 금감원에 대한 지도·감독 및 예산 승인 권한을 국회로 이관해 금감원의 경영상 독립성이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금감원장 임명 시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금융감독기구가 정책에 과도하게 종속되지 않을 수 있는 검증절차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통해 기관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에 감독규정 제·개정 및 금융위 안건 상정 권한을 부여해 독립적인 의견 개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노조는 금감원을 공공기관 지정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공공기관운영법을 개정해 금융감독기구에 대한 영구적이고 실질적인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노조는 "잘못된 범인 지목으로 인해 악순환이 반복되던 금융감독체계 개악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선진화된 금융감독체계로의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향한 위대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문수 기자




